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㉛ 화도진 고종 16년에 설치한 군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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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㉛ 화도진 고종 16년에 설치한 군사기지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3.08.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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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동구 화수동에 있는 공원 화도진(化島鎭)은 병인양요 이후 거듭된 외국 함대의 침입에 대비해 고종 16년(1879)에 설치한 군사기지다. 이곳은 지형이 곶의 형태인데, 그 모양이 마치 섬처럼 보인다고 해서 ‘곶섬’으로 불리다가 발음이 바뀌어 ‘꽃섬’이 됐고, 꽃섬을 한자로 바꾼 것이 화도다.

화도진이라는 이름은 이곳 화도에 생긴 군사 진지이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지명에 대한 다른 유래는 이곳의 땅 모양이 정말 꽃과 같아서 꽃섬으로 불리다가 화도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객관적으로 보아 전혀 타당성이 없는 얘기다.

이곳에 군사 기지를 만들 무렵 조선은 병인양요 등을 겪으면서 외세의 침략에 무척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에 고종은 황해의 방어를 위해 어영대장 신정희를 이곳으로 보내 포대와 청사를 만들게 했다. 화도진은 지금의 만석동 괭이부리와 북성포, 제물포, 범아가리(호구포)에 설치된 포대를 관할했다. 당시 이들 진에 설치된 대포는 청동으로 만들어 몸체를 움직일 수 없게 고정한 것으로 화약심지에 불을 붙여 포탄을 쏘는 구식이었다. 또 지금의 서구 연희동에는 연희진을 두어 지금의 연희동과 원창동, 가좌동 일대의 포대를 관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포대 가운데 지금 흔적이 제대로 남아있는 곳은 논현포대 한 곳뿐이다.

화도진공원에 전시된 구한말 대포. (사진제공=동구청)
화도진공원에 전시된 구한말 대포. (사진제공=동구청)

조선이 미국과 1882년(고종 19년) 5월22일 화도진에서 통상조약을 맺은데 이어 1883년 독일, 1984년 영국과의 통상조약도 이곳에서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시도 이를 정설로 간주하고 1989년 이곳에 화도진지를 복원하고 화도공원을 만들었다. 또 이곳이 통상조약을 맺은 곳임을 알리는 내용의 글이나 한-미 통상조약 체결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형 등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밖에 옛날 관헌들이 일을 보던 동헌과 안주인의 거처인 내사, 병사들이 쉬던 사랑채 등도 꾸며 놓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막설’이다.

1933년 일본인들이 펴낸 ‘인천부사’에 보면 미국 대표인 슈펠트가 1882년 5월5일 스와타라호를 타고 인천에 도착한 뒤 5월22일 인천에서 한미수호통상조약을 맺었는데 조약문은 정박 중인 배의 반대 방향 어느 지점에 세워진 큰 천막 속에서 조인 됐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배는 인천항에 정박했을 테니 거기 보이는 반대 방향 어느 지점의 천막은 지형으로 보아도 지금의 화도진이 될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당시 정황상 ‘천막설’은 근거가 부족할뿐더러 설득력이 떨어진다.

화도진은 당시 인천에 있던 유일한 관아로 해안의 방위는 물론 외국 선박과 중앙정부와의 연락 임무를 갖고 있었으니, 이곳에서 접촉하였다는 것이 합리적인 추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인천 내리교회의 3대 목사였던 존스 목사가 한 영문 잡지에 실은 글 중에 ‘한미조약은 인천에서 조인되었는데’ 그곳은 화도의 세습적인 작은 군영만 있던 만석동의 작은 마을이었다는 기록된 내용에서 보듯이 한미통상조약이 화도진에서 조인됐다는 설은 충분히 인정할만하다.

1882년 체결된 한미수호통상조약 정본. (사진제공=동구청)

이처럼 조선이 서양 제국들과 거듭 조약을 맺음에 따라 ‘서양 오랑캐로부터 바다를 지킨다’는 목적으로 세워진 화도진은 점차 그 의미를 잃어 결국 갑오경장 직후인 1894년 10월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화평동과 화수동 사이에 인천극장이 있었다.

1960년대 액션스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영화배우 장동희 씨(고인)도 이곳 출신이다. 당시 극장을 둘러싸고 인천의 대표적인 주먹들이 모여들었는데 이들이 싸움을 할 때면 늘 이곳을 찾곤 했다.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도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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