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㉞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수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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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㉞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수봉산’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3.09.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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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숭의동에서부터 도화-주안-용현동에 걸쳐 있는 높이 104m의 수봉산(壽鳳山)은 구도심 한가운데 자리를 잡아 산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구릉지대다. 자유공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이 산은 1천여 명의 인근 주민들이 매일 아침 이곳을 찾아 배드민턴을 비롯해 조깅 등으로 건강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원래 한자 이름은 수봉산(水峯山)이었다. 1986년 한글학회에서 발간한 ‘지명총람’에도 水峯山으로 적혀있는데 언제 어떤 이유로 壽鳳이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인천시의 북쪽에 있는 계양산과는 형과 아우라고 할 수 있는 산으로 황해 바다에서 함께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지금은 산 주위 먼 곳까지 모두 육지가 되었지만, 옛날에는 이산의 동쪽 산줄기 외에는 주변 모두가 평지였고, 그곳까지 바닷물이 드나들었기 때문에 황해 바다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보면 바닷물 위로 산봉우리가 솟아 물 가운데 있는 섬과 같기 때문에 수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 향토사학자들의 분석이다. 옛사람들은 또 수봉산의 정기가 좋아 사내아이를 많이 태어나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도 한다.

1960년대 수봉공원에 지어진 인천 최총의 AID아파트. (사진제공=미추홀구)

이 같은 ‘물과 정기’의 전설이 산을 신명스럽게 포장하다 보니 누군가 그 이름에 전설의 새 봉황의 봉자를 집어넣고, 여기에 물 수보다 그럴듯한 목숨 수자를 붙여 壽峯山이라 바꾸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수봉산이 ‘높은 곳’을 뜻하는 순우리말 ‘수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는 처음에 수리봉으로 불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리’ 자가 떨어져 나가 ‘수봉’이 된 뒤, 그대로 굳어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수봉은 그저 평범한 하나의 보통 명사였고 여기에 ‘봉’과 비슷한 뜻인 ‘산’ 자가 하나 더 덧붙는 형태가 된다.

이 산의 서쪽 기슭에는 청동기 시대의 유물인 북방식 지석묘가 하나 있다. 이는 원래 주안동 주택가에 몇 개 흩어져 있던 것 가운데 하나로, 1979년 주안 일대에 시가지 확장사업이 전개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수봉공원 전경. (사진제공=미추홀구)

수봉산 정상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수봉공원은 1972년 이곳에 6·25 때 인천출신 전몰장병들의 현충탑을 세우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해 70년대 후반에 완성됐다. 이곳에는 또 1996년 현충탑광장 서쪽에 세운 김정렬 전 인천시장의 송덕비가 있는데 그는 1958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무투표로 당선된 기록을 갖고 있다.

이후 중구는 유승원 국회의원과 남구 김정렬 국회의원으로 양분해 인천 정치의 양대 산맥으로 꼽혀왔다. 1960년대 중반 인천남중학교에서 기계체조를 하던 필자는 팀원들과 운동 전에 필수적으로 수봉산을 뛰어올랐다. 정상까지 뛰면서 올라가면 숨이 턱까지 차올라 무척이나 힘들고 지겹게만 느껴졌던 수봉산이 어느덧 세월의 지나 나에게 정다운 산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산에는 이곳저곳에 무덤이 있었을 뿐 아무것도 없었으나 지금은 개발로 인해 정상 턱밑까지 주택이 들어서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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