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중앙신문 |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슬금슬금 다시 오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가게 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두 가지 사안만 놓고 볼 때 경기회복의 흐름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름값만 하더라도 7월 둘째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이 첫째 주 보다 2,9원 오른데이어 지난주에는 11.5원이나 올랐다. 따라서 지난 22일 기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7월 셋째 주(16일∼2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부가세 포함)는 리터당 1583.7원으로 전주 대비 11.5원 오르며 2주 연속 상승했다. 자동차용 경유 판매 가격은 1394.9원으로 전주보다 12.8원 올랐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문제다. 국제 원유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3.27달러까지 폭등했던 두바이유 선물값은 올해 5월 74.96달러, 6월 74.99달러로 떨어지는 듯하더니 7월 들어서는 21일까지 평균가격이 78.93달러로 올랐다. 이후 80달러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기름값 반등은 미국의 석유 재고 감소, 중국의 원유 수입 급증 등이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아 올 하반기에 국제 유가가 다시 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내 휘발유 등 기름값은 소폭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물경제의 바로 미터라 불리는 가계대출 상승세도 심상찮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 5700억 원에 달한다.
6월 말보다 3246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중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5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전세 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20일까지 9389억원이나 늘었다. 원인은 수도권 주택 매수 심리 회복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은행 대출 금리가 오르지만 집값이 반등하며 주택 거래가 되살아나자 대출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정부조차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 둔화, 금융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사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채 문제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사태가 악화되기 전 해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기름값이 오르며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방치한다면 서민의 삶은 더 피폐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