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장은기 기자 |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자신이 오랫동안 거주해 온 자택의 진입로 확보를 위해 매수한 땅이 부동산 투기로 호도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군수는 13일 오전 11시, 양평군 고읍로 9-5(구주소 옥천면 아신리 384-5번지)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강상면 종점) 변경으로 김건희 여사 일가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감추기 위한 물타기로 자신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 조선닷컴은 '민주당 전 양평군수, 예타 통과 앞두고 원안 종점 땅 258평 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시 현직이었던 정 전 군수가 2021년 3월 자택 앞 3개 필지 853㎡(약 258.4평) 면적의 토지를 사들인 것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앞두고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동균 전 군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수작이 도를 넘고 있다"며 "본질인 특혜 의혹을 밝히고, 고속도로 사업을 즉각 재개하라"고 강조했다.
정 전 군수는 "지난 20년간 살아온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384-5번지 집은 다른 사람 땅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맹지'다. 집을 가로막고 있던 땅 주인이 저밖에 살 사람이 없다고 해서 사게 된 것이지, 결코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2021년 3월께 집 앞을 가로막고 있던 3개 필지에 사시던 할머니가 '집이 추워 이사하려고 한다' 저에게 살 것을 권하셨다. 그동안 세상인심도 변해서 저도 다른 사람이 그 땅의 주인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은행 대출을 받아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땅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밖에 땅을 살 사람이 없다고 간곡히 제안했기 때문에 사게 된 것이지, 고속도로를 염두에 두고 산 땅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현재도 맹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진·출입 가능하도록 허락해 준 토지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현재 정 전 군수 자택 뒤 빌라로 거처를 옮긴 김모(앞 땅 주인·92) 할머니를 만나 "내가 정 전 군수에게 그 땅을 사달라고 먼저 말했다"는 증언을 들었다. 할머니는 "정 전 군수가 땅을 팔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고, 내가 몇 번이고 계속 부탁한 뒤에야 정 전 군수가 땅을 사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