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중앙신문 | 모처럼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국책 연구기관이 경기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악재가 쏟아지던 경제에 호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런가 하면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12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8, 9월 성수기 때 계절적으로(물가가) 오를 수는 있는데 그 뒤로는 안정적으로 될 것이고 내년에도 2% 물가(상승)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어 “하반기에는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고용 시장도 좋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경기가 바닥을 쳤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아직 실질적 피부로 느끼기는 어렵지만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용적으로 봐도 희망적이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16개월 만에 흑자를 보았고 6월 소비자물가는 무려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무역적자와 고물가가 외생변수에서 촉발한 것을 생각하면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건설경기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사실은 걱정이다. 건설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건설 수주액은 지난 2월 전년 동월보다 3.5%가 줄어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3월 41.0%, 4월 47.7%, 5월 27.8% 등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감소 폭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게다가 건설업 중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새마을금고사태와 맞물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내적으로 고금리와 자재값 폭등 등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속에 면밀히 챙겨야 할 부분임은 분명하다.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아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반도체 등 수출 부진도 언제 회복할지 불투명하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보고회에서 이를 의식, 기업들의 첨단 전략산업 국내 복귀에 투자금 절반 지원과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세 부담 완화 등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주력한다고 발표했다. 세제·금융·재정 지원과 경제 체질 개선 등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경기 상승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