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중앙신문 | 수출 부진과 성장률 하락으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5개월째, 청년층 일자리 감소는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통계청 5월 고용동향 발표는 이와 사뭇 다르다. 5월 전체 고용률이 63.5%로 1년 전보다 0.5% 포인트 높아지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실업률도 2.7%로 역대 최저다. 취업자는 35만 1000명 늘었고, 실업자는 10만 2000명 줄었다. 실업자 수는 78만 7000명으로 2008년 5월 이후 최저다. 고용지표만 놓고 보면 현재 우리의 고용시장은 활황이다. 하지만 업종별로 늘어난 일자리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생산성이 낮은 분야의 저임금 일자리는 늘고 있지만 생산성이 높은 분야의 고임금 일자리는 줄고 있어서다. 높아진 고용률에 가려진 외화내빈 고용실상인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숙박·음식점업 일자리가 29만 4000개 늘어나고 제조업 일자리는 3만 9000개가 줄었다. 연령별로도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37만 9000개 늘어난 데 비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9만 9000개 줄었다. 이로 인해 여성 취업자의 증가폭(34만 8000명)이 남성 취업자(3000개) 보다 월등히 컸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전체 고용률은 그나마 줄어 우려를 갖게 한다. 전국 고용률이 수치상 높았음에도 경기도는 그나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지난달 고용률은 64.9%로 전년 동기 대비 0.3% 포인트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지자체는 경기도가 유일하다. 같은 수도권인 서울시와 인천시도 고용률이 각각 61.6%, 63.8%로 전년 동월 대비 0.8% p씩 상승한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경기도 고용률 하락은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음식 및 숙박 등 서비스업취업자 수는 전국 고용치 와 비슷하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만 5000명, 2만 8000명 늘어 전국 증가치 와 비슷했다.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4만 8000명, 6만 7000명씩 줄어들었다. 물론 고용률을 놓고 경기도의 경제가 침체기에 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또 고용률은 계절적, 마찰적 요인 등으로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생산성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신 서비스업 등 단발성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은 짚어볼 문제다. 제조업과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경기도는 고용률저하 요인을 꼼꼼히 살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