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화된 ‘경단녀’ 문제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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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화된 ‘경단녀’ 문제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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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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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심화된 ‘경단녀’ 문제 해법 없나.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일할 능력 있는 기혼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경단녀’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2.6%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3년 전 35.0%에서 7%이상 높아진 수치다. 혹 취업을 한다 해도 단절 기간이 평균 9년 가까이 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밖에 조사에서는 어렵게 구한 새 일자리가 전 직장에 비해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드러났다. 10명중 4명이 직장을 그만둔 뒤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러는 사이 남녀간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의 경제활동 인구의 성별 격차가 38개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2021년 기준 18.1%로 OECD 평균인 10.9%보다 7.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물론 10년 전인 2013년 22.4%에서 호전된 것은 분명하나 코로나 펜데믹 기간인 3년 동안 급격히 늘어난 것 이어서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의 일자리 성별 격차가 큰 것은 국가와 사회가 여성에게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중 결혼과 출산에 대한 대책 부재가 원인 중 첫째다. 실직한 기혼 여성의 40.4%가 ‘결혼’을 경력 단절의 사유로 꼽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이유 중 임신과 출산도 38.3%나 차지한다. 여성 근로자 10명 중 8명이 능력과 상관없이 기혼 산모라는 이유만으로 일터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경단녀 고용을 꺼리는 사업체도 증가하고 일터로 복귀하더라도 저임금 탓에 다시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시 경단녀로 돌아오는 상황은 미혼의 젊은 여성을 자극, 비혼과 저출산이라는 재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우선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장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치 못한 현 정책과 제도를 확 뜯어고치는 수밖에 없다. 개중에는 특별히 육아 대책을 포함해야 한다. 또 제도를 정비하면서 여성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탁아 및 보육시설 확충 등 특별히 육아 대책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임금 차별을 이유로 반발이 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법안도 이참에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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