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이음길] 원적산의 호랑이굴 설화...서로이음길 2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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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이음길] 원적산의 호랑이굴 설화...서로이음길 2코스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11.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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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본보는 인천 곳곳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생활 가까이서 건강한 휴식을 선물하는 친환경 둘레길을 소개하기로 하고, 첫 번째로 인천 내륙에서(강화, 옹진 제외)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서구지역 곳곳을 탐방하는 서로이음길 걷기에 나섰다. 한남정맥과 이어지는 도심 속 숲길을 따라 추억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조성한 둘레길인 서로이음길을 걸으며 건강과 추억을 모두 찾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번엔 서로이음길 8코스 중 2번째 코스인 원적산 둘레길이다.

서로이음길 2코스가 시작되는 원적산 입구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서로이음길 2코스 입구. (사진=이복수 기자)
서로이음길 2코스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 원적산으로 향하는 다양한 길

서로이음길 2번째 코스는 원적산이다. 원적산은 634700(192000여 평)의 광활한 산림과 211m의 높이로 부평구, 서구, 계양구까지 3개 행정구역에 걸쳐있는 꽤 큰 산이다. 당연히 산으로 향하는 길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기 직전인 지난 12, 원적산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원적산은 앞서 인천둘레길을 통해서도 소개한 바 있다. 인천둘레길 안내에 따라 부평구 세일고등학교 인근에서 올라갔다면, 서로이음길은 서구 가좌동 산19 일대를 둘레길 시작점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이미 한번 찾아봐서 익숙한 부평구 세일고등학교를 지나쳐 원적산 생태터널을 건너 아래로 향했다. 원적터널은 부평구와 서구를 경계 짓고 있었는데, 서구지역으로 한참 내려가다 보니 꽤 널찍한 공원부지가 나타났다. 바로 이곳이 서로이음길 2코스 시작점이었다.

원적산은 예부터 철마산, 천마산 등으로 불렸는데, 현대에 와서 인천시 지명위원회가 원적산이라는 이름을 확정에 명명했다. 원적산 안내도에 따르면 원적산의 한자는 원망할 원()으로 원한이 맺힌 산이라는 뜻이다. 이는 조선시대 운하 건설을 위해 원통이 고개를 파도 암석이 나와 실패하고, 아나지고개를 파도 암석이 많아 실패하자 원통하고 원한이 맺힌 산이라는 뜻에서 원적산(怨積山)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을 후대 사람들이 지금의 원적산(元積山) 한자로 고쳤다고 한다. 이와 함께 원적사라고 이름이 붙은 오래된 사찰이 빈대로 인해 망했다고 하는 원적사의 빈대와 말무덤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호랑이와 관련한 설화도 있다. 원적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은, 그 맛이 주변에서 제일 좋아 많은 사람이 산나물을 캐러 원적산에 올랐지만, 원적산에 사는 호랑이가 무서워 감히 산나물을 뜯지 못했다는 원적산의 호랑이굴 설화도 전해진다.

산 입구와 철마산 약수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됐지만, 밟히는 낙엽이 너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진=이복수 기자)
산 입구와 철마산 약수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됐지만, 밟히는 낙엽이 너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진=이복수 기자)
산 입구와 철마산 약수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됐지만, 밟히는 낙엽이 너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진=이복수 기자)
낙엽이 너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등산객들. (사진=이복수 기자)

# 낙엽이 쌓인, 아름답지만 위험한 길

산 입구와 철마산 약수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됐다. 같은 산이면서도 약간 느낌이 새로운 듯, 시작 지점의 경사는 완만했다. 이미 만개한 잎사귀들은 붉게 혹은 노랗게 물들어 산책로로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낙엽을 밟으면서 걷는 산행길의 운치가 좋다고 느낀 것도 잠시, 밟히는 낙엽이 너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산책로에 손으로 잡을 곳이 없었기에,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인천둘레길 코스와 달리 서구에서 시작하는 산행길은 낙엽이 유난히 많았다. 한낮 온도가 20도에 육박했지만 큰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쾌적한 산길이었다.

30여 분쯤 걸었을까. 마침내 원적산 정상을 안내하는 간판이 보였다. 여기서부터는 데크로 조성한 계단식 길을 통해 정상으로 바로 향했다. 데크길은 걷기에는 편하지만, 무릎에 무리를 줘서 등산을 즐기는 이들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만큼 편하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원적산 정상이라는 표지판이 안내하고 있다. (사진=김광섭 기자)
원적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도심이 한분에 내려다 보이는 원적산 정상에서 한 등산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복수 기자)

#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상에서

마침내 이곳이 정상임을 알리는 작은 비석이 서 있는 원적산 정상에 도달했다. 울긋불긋한 단풍 아래로 서구지역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멀리 떨어져 보니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들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이제 곧 기온이 급락하고 나뭇잎들이 떨어지면 올해 가을도 작별을 고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주변 풍광들을 눈과 카메라에 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부평구 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계속 걸어가 보니 원적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내판에 따르면 원적정은 인천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난 1997년 당시 사업비 29천만 원을 들여 한신목구조 및 철근콘크리트 2층 구조로 조성했다. 특히 원적정 주변에는 팥배나무 군락지가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문헌에 따르면 팥배나무는 꽃이 배꽃을 닮고, 열매가 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시작점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 남짓 걸렸다.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둘레길이 생활 주변에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안고 이번 둘레길 걷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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