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이음길] 꽃메산 둘레길을 걷다...서로이음길 5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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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이음길] 꽃메산 둘레길을 걷다...서로이음길 5코스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12.06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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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생김새가 마치 꽃봉오리’ 같아 붙여진 이름 ‘꽃메산’
봄·여름 아름다운 풀꽃들로 유명...아쉽지만 내년 봄 기약

“다섯 번째 서로이음길 걷기...둘레길에 대한 정보가 부족
걷기 나서는 구민들 위해, 내실 있는 정보제공 이어지길”

|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본보는 인천 곳곳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생활 가까이서 건강한 휴식을 선물하는 친환경 둘레길을 소개하기로 하고, 첫 번째로 인천 내륙에서(강화, 옹진 제외)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서구지역 곳곳을 탐방하는 서로이음길 걷기에 나섰다. 한남정맥과 이어지는 도심 속 숲길을 따라 추억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조성한 둘레길인 서로이음길을 걸으며 건강과 추억을 모두 찾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이번엔 서로이음길 전체 11개 코스 중 5번째인 꽃메산 둘레길이다.

한낮 기온도 영하 5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찾아왔다. 날은 춥지만, 전날 내린 눈은 모두 녹아 길이 미끄럽지는 않은 지난 4일 정오께, 서구 검암동 꽃메산 둘레길을 찾았다. 서로이음길 5코스 입구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 계양산 옆, 꽃메산 둘레길을 걷다

한낮 기온도 영하 5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찾아왔다. 날은 춥지만, 전날 내린 눈은 모두 녹아 길이 미끄럽지는 않은 지난 4일 정오께. 서구 검암동 꽃메산 둘레길을 찾았다. 꽃메산은 계양산으로 가는 길과 일부 겹치는, 서구 시천동의 앞산이다. 시천동의 중심이 되는 마을 앞산 격인 꽃메산은 산의 형태가 마치 꽃봉오리 형상이어서 꽃뫼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과거 고려시대에는 꽃뫼 밑으로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했던 구술원이라는 여각촌이 존재했다고 한다. 여각촌이란 조선시대의 원처럼 요새화된 일종의 역참 겸 휴식처를 말한다. 당시에 500호가 넘는 대단위 마을을 이뤘다고 하며 당시에 유명한 장모루라는 여각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이 유독 고려시대에 교통의 요충지로 꼽힌 것은 고려 수도 개경과 산남지방을 잇는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손님을 끌기 위해 공치기 놀이와 비파를 뜯는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영향인지 지금도 검암택지개발 2지구 동쪽 끝을 장모루라고 부르고 있다. 이곳은 1800년대까지 발아현 장터로 활용되며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기록된다.

부지런한 걸음으로 꽃메산 둘레길 시작점에 도착했다. 앞서 찾았던 계양산 검암(4코스) 출발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다행히 길은 미끄럽지 않았다. 단단히 채비를 갖추고 등산길에 올랐다.

한적한 길을 30여 분쯤 올라갔을까, 드디어 꽃메산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왔다. (사진=이복수 기자)
꽃메산으로 갈라지는 갈림길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역시 길은 험하지 않았다. 추운 날씨 탓인지 등산길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만나는 등산객들도 두꺼운 패딩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한적한 길을 30여 분쯤 올라갔을까. 드디어 꽃메산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왔다. 지난번 4코스 걷기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길이었다. 이 길을 지나면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꽃메산 가는 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둘레길

길을 걷다 보니 기울어진 나무가 만든 터널이 나왔다. 나무가 가로로 자란다니 신기했다. 다만, 이에 대한 설명이 없어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사진=이복수 기자)

분명 산으로 가는 길인데 내리막길이었다. 길은 잘 닦여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길을 걷다 보니 나무가 만들어진 터널이 2개나 나왔다. 나무가 가로로 자랄 수 있을까? 아니면 옛날 어느 시점에 나무가 쓰러진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일까? 별다른 설명이 없으니 알 길은 없었지만 사람 키만큼 적당히 높은 것으로 보아 이미 수많은 사람이 이 길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나무 터널이 조성된 모양이었다. 둘레길 위로는 언제부터 뻗어났을지 모를 나무들이 빽빽이 서 있었다. 가까운 동네에 이런 명품 산책로가 있었다니. 겨울이 다 돼서야 이 길을 알았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블로그 등을 검색해보면 꽃메산 둘레길은 봄, 여름에 아름다운 풀꽃들이 피어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꽃메와 어울리는 느낌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내년 봄에 다시 찾아와도 좋을 듯했다. 표지판을 따라 길을 계속 걸어가 보았다. 아직 산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지만, 등산이 아닌 산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에서 열이 나고 훈훈해지는 느낌이었다.

# 사유지에 둘러싸인 둘레길, 아쉬운 마무리

꽃메산을 안내하는 마지막 표지판을 만났지만,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개인 소유인 듯 한 농장의 모습만이 보였다. (사진=이복수 기자)
꽃메산을 안내하는 마지막 표지판을 만난 후 조금 지나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에서 설치한 ‘위험, 접근금지’ 표지판만이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었다. 아마 사유지로 인해 이쯤에서 돌아가야 하는 듯했다. (사진=이복수 기자)

꽃메산을 안내하는 마지막 표지판을 만났다. 표지판으로부터 1.05. 이제 곧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여야 정상일 표지판이었다. 그러나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이상했다. 개인 소유인 듯 한 농장의 모습만이 보였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안내나 설명은 없었다. 마침내 산으로 올라가는 듯한 곳을 만났지만,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에서 설치한 위험, 접근금지표지판만이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사유지인 듯 철조망으로 길 가운데를 막아서고 있었다. 접근금지 앞에는 서로이음길 표지가 놓여있었는데, 가는 길이 걸어온 방향으로 표시된 것으로 보아 아마 이곳이 돌아가는 길인 듯했다.

벌써 4번째 서로이음길 걷기에 나서면서 아쉬운 점은 둘레길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걷기에 나섰던 인천둘레길에서도 어느 정도 느꼈던 부분이다. 다만 인천이음길의 경우 워낙 유명했고, 조성한 지 오래되기도 했다 보니 걸어본 사람들이 꽤 많아 정보가 많이 남아있어 수월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이음길의 경우 서구에서 조성을 홍보한지 불과 1~2년밖에 되지 않다 보니 정보도 많지 않았고 실제 후기를 남긴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 서구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서로이음길 정보도 매우 부실했다. 인구 60만을 넘어선, 인천 최대 기초지자체이자 면적 또한 인천 내륙에서 가장 넓은 곳이 인천 서구다. 둘레길 붐에 휩쓸려서 부실하게 둘레길만 조성할 것이 아니라, 실제 걷기에 나서는 구민들을 위해 보다 내실 있는 정보제공이 이어지길 바라며 이번 걷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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