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이음길]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 ‘계양산’...서로이음길 4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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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이음길]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 ‘계양산’...서로이음길 4코스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11.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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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본보는 인천 곳곳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생활 가까이서 건강한 휴식을 선물하는 친환경 둘레길을 소개하기로 하고, 첫 번째로 인천 내륙에서(강화, 옹진 제외)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서구지역 곳곳을 탐방하는 서로이음길 걷기에 나섰다. 한남정맥과 이어지는 도심 속 숲길을 따라 추억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조성한 둘레길인 서로이음길을 걸으며 건강과 추억을 모두 찾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번엔 서로이음길 전체 11개 코스 중 4번째인 계양산(검암) 둘레길이다.

대부분의 인천사람이 알고 있듯, 계양산은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내륙) 흔히 인천의 진산이라고 불린다. 계양산은 앞서 소개된 인천둘레길 1코스 구간이기도 하다. 사진은 1코스 출발지점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대부분의 인천사람이 알고 있듯, 계양산은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내륙) 흔히 인천의 진산이라고 불린다. 사진은 1코스가 시작되는 지점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 검암에서 오르는 계양산의 또 다른 길

대부분의 인천사람이 알고 있듯, 계양산은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내륙) 흔히 인천의 진산이라고 불린다. 해발 395m로 강화도 마니산을 빼면 인천지역에서 제일 높은 계양산은 고려시대에는 수주악, 안남산으로 불렸다. 그러던 것이 고려 고종 때 계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계양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정답은 없지만, 옛 문헌에 따르면 계양산의 이름은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아서 붙여졌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계양산은 계양도호부, 부평도호부를 대표하는 진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군사적 요충지기도 해서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백제, 신라 3국의 치열한 다툼이 기록되어있다. 또 조선말 의적으로 알려진 임꺽정이 한때 요충지로 사용했던 곳도 계양산이라고 한다. 계양산에서 조정의 세곡선이 오가는 것을 보고 도적질하는 등 꽤 오랫동안 거점으로 사용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극심한 한파를 앞두고 사실상 올해 마지막 가을볕을 느낄 수 있는 지난 27일 오후 2시께, 계양산 검암 구간을 찾았다. 계양산은 앞서 소개한 인천둘레길 1코스이기도 하다. 인천 1코스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은 계양산을 간다고 하면 인천지하철 1호선 계산역에서 계양산성 방면 정식 코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천에서 제일 높은 계양산은 메인 등산로 이외에도 여러 군데에서 산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서구 검암동 은지초등학교 길도 바로 그러한 길 중 하나다. 서로이음길 안내판을 따라 산길에 들어섰다. 이제 곧 겨울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앙상한 나뭇가지가 높게 드리운 산길로 들어섰다. 군데군데 잘린 나무들도 쌓여있었다. 산길은 생각보다 완만했다. 비바람이 여러 차례 지나가서인지 낙엽도 많이 치워져 있어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산길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기구 성능이 그렇게 좋지는 않겠지만, 등산에 나선 이들이 적당히 몸을 풀기에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사진=이복수 기자)

인구 밀집도가 높은 검암지구와 인접한 산길이다 보니 추워지는 날씨임에도 산길을 오가는 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산길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기구 성능이 그렇게 좋지는 않겠지만, 등산에 나선 이들이 적당히 몸을 풀기에는 좋은 기회가 될 듯했다.

계양산이 예부터 군사적 요충지였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등산로 주변에는 사격 때 조심하라는 군사적 안내문이 꽤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어떤 구간에는 등산로 우회로마저 설치돼 있었다. 주말이라 훈련이 없는 듯해 우회로 대신 정상 등반길로 들어섰다. 완만한 구간이 끝나고 드디어 경사로가 나타났다. 오늘 걷기의 잠정 목적지인 피고개로 접어드는 길이었다.

서로이음길 1코스 안내도. (사진=이복수 기자)
피고개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사진=이복수 기자)

# 원통한 옛이야기 담은 피고개에 오르다

피고개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바위로 된 길을 여러 차례 오르기를 반복하자, 데크로 조성한 계단길이 보였다. 앞선 둘레길 산행에도 많이 보았던 데크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데크 계단길을 자주 걸으면 무릎에도 무리가 갈 뿐 아니라 진정한 등산의 묘미가 떨어진다고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쉽게 만드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과 어느 정도 사람들의 발걸음을 쉽게 하는 것. 어쩌면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계양산 피고개의 유래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옛날 서구 검암동에 살던 해주 정씨 형제는 진사시에 합격했지만 억울하게 관직을 삭탈 당했다고 한다. 정씨 형제는 한양에서 이곳 고개를 넘어오다 피를 토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고개를 피고개라고 부르고 있다. 실제로 서구 검암 2지구에는 해주 정씨 집성촌이 존재한다고 한다.

바위로 된 길을 여러 차례 오르기를 반복하자, 데크로 조성한 계단길이 보였다.(사진=이복수 기자)
전망대 뷰가 여태까지 서로이음길 코스의 정상에서 바라본 뷰 가운데 가장 으뜸이었다. 검암지역을 아래로 바다까지 탁 트인 경관은 청라는 물론 멀리 영종도 지역까지 보였다. 날씨가 맑으면 강화지역까지 보일 듯 넓게 펼쳐져 있었다. (사진=이복수 기자)

쌀쌀한 날씨에도 땀이 살짝 비칠 만큼 오르막길을 오른 끝에 드디어 피고개 끝에 다다랐다. 별도의 안내판은 없었지만, 서구 쪽으로 바라본 전망대가 지친 발걸음을 위로하고 있었다. 전망대 뷰는 여태까지 서로이음길 코스의 정상에서 바라본 뷰 가운데 가장 으뜸이었다. 검암지역을 아래로 바다까지 탁 트인 경관은 청라는 물론 멀리 영종도 지역까지 보였다. 날씨가 맑으면 강화지역까지 보일 듯 넓게 펼쳐져 있었다.

피고개 전망대를 끝으로 이번 둘레길 걷기를 마무리했다. 피고개까지 약 1시간 남짓, 동네에서 건강과 힐링까지 할 수 있는 둘레길이 있다는 것은 생활의 축복이 아닐까 한다. 날이 풀리고 기회가 된다면 검암에서 계양산 정상까지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걷기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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