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교수의 음식이야기] 갈비구이의 변천과 발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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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교수의 음식이야기] 갈비구이의 변천과 발전과정
  • 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kyou2001@hanmail.net
  • 승인 2022.11.0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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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중앙신문=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갈비는 늑골 갈비뼈, 쇠갈비로 요리의 재료로 옛날 음식 책에서는 그음을 빌려 갈비(乫飛)라는 한자를 만들어 쓰기도 하였으며, 서울에서는 가리구이, 가리국, 가리찜이라고 불렀다.

갈비란 牛脇(우협)을 갈비(曷非)라 하고, 갈비에 붙은 고기에서 고기만 떼어서 파는 것을 갈비색임이라 하는데, 이것으로 국을 끓이면 맛이 매우 좋다. 그리고 갈비 끝에 붙은 고기를 쇠가리라고 하는데, 이것을 푹 고아서 국을 끓이면 좋다. 라고 하였다.

예전에는 고기를 고깃간에서 짝으로만 팔았는데, 소의 갈비의 한 쪽을 말하는 것으로서 한 마리에서 두 짝이 나온다. 구이는 인류가 불을 사용 할 수 있을 때부터 제일 먼저 실시한 근본적 조리법으로서 그릇이 필요한 조리법보다 먼저 발달한 조리방법이다. 갈비구이는 근원적으로 볼 때 꼬챙이에 꿰거나 석쇠·적쇠로 직화구이하는 적()과 꼬챙이를 쓰지 않고 철판이나 돌 위에서 간접 불로 굽는 구이(-)로 나눌 수 있겠는데 여기서의 灸伊(구이)의 근원적인 차이는 없고 다만 관습적인 구분을 할 뿐이다.

고사통(故事通)에서보면 중국에서 한 대로부터 양자 · 과적이라는 수육법이 향연의 내용을 성대하게 하였는데 이는 북방에서 중원에 전래된 것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양은 서북의 유목민족을 가리킨 것이며 과는 동북의 부여계 민족을 가리킨 것으로 볼 때 과적(顆炙)은 우리나라 상고인들의 육류조리법이라고 하겠으며 중국 한 대에 전래 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일찍이 농경문화가 발달한 농업국이지만 고구려조에 의하면 좋은 밭이 없어서 식량이 부족한 상태였으므로 농경외에도 사냥, 어로, 목축 등이 식량획득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리하여 일찍부터 고기음식이 발달하여 선사시대부터 맥적이라는 고기구이가 발달하였다.

구이는 소가리(소갈비) 안심, 등심, 염통, 콩팥 간 등을 엷게 저며서 안팎을 칼질해서 연하게 한 다음 양념장에 재어 놓았다가 식사직전에 구어서 더운 때에 먹게 하는 것이다.

방신연(方信榮, 1890~1977)의 조선조리제법 에서는 적과 구로 나누되, 적은 한결 같이 산적을 가리키고 있다. 이용기(李用基)의 조선무쌍요리제법 에서는 구이 만드는 법을 진한 간장에 양념을 잘할 뿐 아니라 굽기를 잘하여야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옛 고조리서에 보면 구이 속에 적과 구이를 아울러 다루고 있다. 구이에 대한 표현은 동서고금이 서로 달라서 중국에서는 고()라고 하여 불에 쬐어 말린다고 하였고, 광동지방에서는 소라고도 한다. 간장으로 충분히 삶아낸 것을 홍소라 한다. 육류조리법의 가장 근본적이 방법은 삶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고기구이는 맥적(貊炙)에서 유래된다. ()은 중국의 동북지방인 高句麗를 가리키며 맥적은 고구려의 고기구이를 가리킨다. 이것이 오늘날 불고기의 원조이지만 고려시대에 접어들면서 불교의 영향을 받아 점차 소의 도살법이나 고기 요리의 조리법이 점차 잊혀 오다가 몽고사람의 지배아래 들어감에 따라 옛 요리법인 맥적을 되찾게 되었고, 몽고사람과 회교도가 들어와 살던 개성에는 설야멱이란 명칭으로 되살아나고, 이것이 오늘날의 불고기에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불고기를 어째서 설야멱(雪夜覓)이라 하였을까? 송나라 태조가 설야에 진을 찾아가니 숯불에 고기를 굽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것이 눈 오는 밤에 찾아갔다는 뜻으로 설야멱이 되었다고 한다. 불고기의 원 태동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으나 그것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구이는 굽는 방법에 따라 직접 구이와 간접구이로 나눌 수 있다. 직접구이는 재료를 꼬치에 꿰어 직접 불 위에서 굽거나 석쇠를 사용하여 굽는 방법으로 양념에 따라 소금간만 해서 굽는 소금구이와 간장과 양념을 발라 굽는 간장양념구이, 간장에 고추장을 추가하여 굽는 고추장 양념구이 등이 있다. 구이는 3, 5, 9, 12첩 반상에 반드시 오르는 음식으로 우리나라 일상의 상차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다. 건열과 습열조러법 중 구이는 건열조리법의 대표적인 조리법으로 상차림에서는 부식으로서 구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구이는 의례음식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제사상이나 큰 상차림에도 빠지지 않는다.

제사 때에는 단적, 3, 5적의 구이를 마련한다. 이 때 쓰는 구이는 육적, 어적, 소적의 삼적으로 육적은 크고 두툼하고 네모진 쇠고기를 잔칼질하여 양념하여 구으며, 소적으로는 두부를 쓴다. 어적은 생선을 통째로 소금, 간장, 기름, 술등으로 양념하여 꼬챙이에 꿰어서 굽기도 하고, 살이 단단한 민어 같은 것을 살만 길쭉하게 썰어서 양념하여 가지런히 꿰어서 굽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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