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맛있게 차려진 밥상에 손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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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맛있게 차려진 밥상에 손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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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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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훈 (인천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홍보팀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인천 부평소방서에서는 지난 24일 수요일에 연중 소방훈련 중에서 제일 규모가 크고 인원과 장비를 최대로 동원해 실시하는 긴급구조 종합훈련을 실시했다.

소방훈련에 동원된 200여명과 13개 유관기관은 본 훈련 전날(10월 23일) 예행연습 때는 갑작스런 매서운 가을비와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서 악천후 속에서도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안전사고 없이 반복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날 실시된 긴급구조종합훈련은 복합적인 재난에 대비해 부평소방서를 비롯해 부평구청, 보건소, 경찰, 군인, 지역의료기관 등이 총 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으며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관공서 주도의 시각적으로 보여주기식 소방훈련은 아무리 규모가 크고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돼도 시민이 반응하지 않는,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소방훈련은 비유하자면 “정성껏 맛있게 차려진 밥상에 손님이 없는 격”이다.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이웃나라 일본의 소방훈련 사례를 보고자 한다.

일본 소방청은 공식 연례행사로 매년 1월 6일 새해에 각 지역 단위로 소방훈련과 과거 전통의식을 축제로 승화시킨 행사로 ‘데조메시키(出初(め)式)’를 운영하고 있다.

300년 전통의 소방훈련 의식 일종인 데조메시키는 과거와 현재의 소방기술을 재현하고, 새해 소방차량 퍼레이드 출정식과 함께 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 훈련으로 구성되며 해마다 수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어서 함께하고 있다.

특히, 시민과 함께하는 친근한 소방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시민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과거 에도시대의 중요한 화재진압 장비였던 대나무 사다리를 이용해 고난도 기술을 사다리 꼭대기에서 선보이기도 하며, 구조·구급 시연, 소방대원 행진 및 소방음악대 연주, 소방차량 승차체험, 지진체험 등 시민들이 체험하며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 일본 소방청의 데조메시키(出初(め)式) 사례는 소방훈련이 우리의 일상에서 동떨어진 남의 일이 아닌 ‘시민 참여형, 주도형 소방훈련’으로 시민과 어우러져 나아가야할 방향제시이며 소방의 과제이다.

시민의 안전과 화재예방을 위해서 당부하고자 한다.

우리가 거주하고 생활하고 있는 공간인 현대의 건축물은 복합적이고 다양하며 초고층이 많아서 대형재난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소방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방서 주도의 소방훈련에서 벗어나서 자발적으로 소방훈련에 참여하고 건축물 특성에 맞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소방서와 긴밀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위기상황에서 나와 가족과 시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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