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사는 암자에서 자라는 풀, 당귀(當歸)이야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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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사는 암자에서 자라는 풀, 당귀(當歸)이야기 (上)
  •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wsk5881@naver.com
  • 승인 2024.04.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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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중앙신문=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지난주 19일 절기상 곡우(穀雨)가 지났다. 곡우에는 모든 농작물 재배가 시작되는 시기다. 이번에 소개하는 당귀도 곡우 전후 4월에 파종하는 약초로다. 그래서 지난번 토란에 이어 당귀 이야기로 2회에 걸쳐 이어 가고자 한다.

당귀(當歸)당연히 돌아오다는 뜻을 가진 약초로 이에 얽힌 이야기는 당귀의 효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몸이 허약해 시집에서 내쫓긴 여자가 친정으로 돌아와 슬픔을 곱씹으며 당귀를 먹었더니 이 여자가 몰라보게 건강을 회복해 시집으로 당당히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밖에 부인들이 싸움터에 나가는 남편의 품속에 당귀를 넣어주어 당연히 돌아오다는 뜻을 가지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전쟁터에서 기력이 다했을 때 당귀를 먹으면 다시 기운이 회복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귀는 대표적으로 월경을 조절하고 생리통을 제거해 주는 효능이 있는데, 이는 당귀가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또 당귀는 간 기능 개선, 기관지 천식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한방에서는 진통, 이뇨, 비타민E 결핍증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학술적으로 당귀는 산형과에 속하는 여러 해 살이 풀로 정의되며 향이 독특해 목욕할 때 쓰기도 한다. 89월에 자주색 또는 흰색 꽃이 피며 암당귀와 수당귀로 구분된다. 영어권에서도 안젤리카(Angelica)라는 뜻을 가진 당귀는 천사라는 의미로 불린다. 당귀는 고려시대에 단귀초(旦貴草), 당적(當赤) 등의 속명(俗名)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승암초(僧庵草), 승검초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당귀는 깊은 산속 스님들이 사는 암자에서 자라는 풀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당귀를 주고, 헤어져야 하는 사람에게는 작약을 준다는 풍습이 있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다시 만남, 기약을 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재배되어 온 약초다.

참당귀는 다년생 식물로서 산형과의 2~3년생 초본 식물이다. 국내에서 자생한다. 당귀는 참당귀와 일당귀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둘은 같은 산형과지만 다른 종으로 외부 형태도 각각 다르다. 참당귀는 7~8월의 평균기온이 20~22정도의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중국의 동북부 지역과 우리나라의 전국 산지에 분포한다. 강원 평창·태백·정선과 충북의 제천·단양, 경북의 봉화·울진 등 해발 300~700m의 고랭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높은 산 깊은 곳에 자연군락지를 이루며 자라고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일교차가 크고 일사량이 많은 곳이 유리하다. 또한 당귀는 해발 1001700m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자라며 고산지대로 올라갈수록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참당귀는 재배 시 토양은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으면서 수분 유지가 잘되는 양토나 사양토가 유리하다. 자갈이 많은 토양은 잔뿌리의 발생이 많고 점질성 토양에서는 뿌리비대가 불리할 뿐만 아니라 수확 시 노력이 많이 든다. 그리고 같은 땅에 참당귀를 연작하면 생육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화본과 작물과 돌려짓기하는 것이 좋다.

참당귀는 주로 종자에 의해 번식한다. 산지에 야생하는 식물이며, 노지에서 재배하며 작물화도 많이 진전되었지만, 발아 조건이 맞지 않으면 종자가 고르게 발아하지 않고 발아율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종자에는 발아억제물질이 있고 상온에서 6개월 이상 지나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보통 발아억제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일주일 이상 담가 씨앗 뿌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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