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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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고?
  • 숲 해설가 원종태  mtgreen@hanmail.net
  • 승인 2023.09.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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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열매는 독성이 있다. 절대 드시면 안 된다"
원종태  숲 해설가
숲 해설가 원종태

| 중앙신문=숲 해설가 원종태 | 70년대 유명세를 누린 박건 가수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란 노래가 있다. "~루 루루 루루루 루루 루루 루루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루 루루루 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당시에는 이 노래 속의 마로니에가 어떻게 생긴 나무인지 몰랐다. 대학을 다니며 학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노래하는 멋진 나무로, 프랑스 몽마르트르에나 있다는 나무로 알았다.

필자가 지금 그 나무를 떠올린 것은, ‘이 열매가 신품종 밤인가요?’ 하면서 알밤과 흡사한 열매를 들고 찾아온 이웃 때문이었다. 그의 손에는 알밤처럼 생긴 열매가 서너 개 들려있었다. 나무를 보면 밤나무는 아니고 열매가 꼭 밤을 닮아 주어 왔는데 먹을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이웃이 들고 온 열매는 칠엽수 열매였다. 약용으로는 사용하지만, 밤처럼 생으로 먹을 수는 없다. 열매에 독성이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칠엽수 열매 익는 시기가 9월 초 중순으로 밤 익는 시기와 비슷하다. 칠엽수는 이름처럼 일곱 갈래로 갈라지는 넓은 잎에 낙엽이 지는 큰키나무로 느티나무처럼 크게 자란다. 4~5월이 되면 원뿔 모양의 꽃이 피고 꿀을 잔뜩 머금고 있어 양봉농가의 사랑도 듬뿍 받는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지어주고 가을에는 노란 단풍으로 곱게 물든다. 다만 한국에서 부르는 칠엽수와 프랑스 이름을 가진 마로니에는 둘이 한자리에 있으면 구별되지만, 일반인들이 이나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칠엽수의 학명은[Aesculus turbinata Blume]이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칠엽수를 원산지 일본을 앞에 붙여 일본칠엽수라고도 부르고 마로니에로 알려진 유럽산 칠엽수를 가시칠엽수’[Aesculus hippocastanum L]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잎과 외모는 쉽게 구별이 안 된다. 열매가 달리면 칠엽수는 호두 모양으로 맨질맨질한 열매가 달리고 익으면 겉껍질이 벌어지면서 알밤 모양의 열매가 튀어나온다. 이에 비해 유럽산 마로니에는 열매 겉껍질에 가시가 듬성듬성 나 있다. 이런 특징이 있어 마로니에라는 프랑스 이름을 가진 칠엽수를 가시칠엽수라 부른다.

흥미로운 것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마로니에가 없다는 것이다. 경성제국대학 시절 일본인 교수가 일본 원산의 칠엽수를 이곳에 심었다고 하는데 이 소문이 사실일까? 필자는 몹시 궁금했다. 마로니에공원으로 달려갔다. 직접 그 나무를 보고 싶었다. 공원 중앙의 가장 큰 나무를 찾아갔다. 1975년 대학이 관악으로 이전했다는 표석과 함께 일본칠엽수는 마로니에공원 중심에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함께 숲을 이루고 있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도 있었지만 일본칠엽수 만 한 거목은 보이지 않는다. 백여 년은 족히 살아온 모습이다.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총 일곱 그루는 일본칠엽수이고 마로니에는 두 그루가 눈에 띄었다. 나무가 서 있는 위치나 크기로 보면 마로니에는 훗날 추가로 심은 모습이다. ~저 일본칠엽수가 마로니에공원의 주인으로 불렸구나!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의 대표 수목 일본칠엽수 모습. (사진제공=숲 해설가 원종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의 대표 수목 일본칠엽수 모습. (사진제공=숲 해설가 원종태)

 

숲 해설가 원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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