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와 경영이야기] ‘동주공제’(同舟共濟)와 노사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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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와 경영이야기] ‘동주공제’(同舟共濟)와 노사 공존’
  •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khkil0103@naver.com
  • 승인 2022.12.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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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길 오산대 미디어마케팅경영과 교수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 중앙신문=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 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 사이이므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말이다.

손자(孫子)구지편에서 유래된 이 말은 옛 중국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서로 미워했지만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풍랑을 만나면 서로 오른손과 왼손처럼 도왔다는 뜻이다. 이해와 고난을 같이 한다는 의미로, 이는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듯 서로 도와주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갔듯이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마음이며 공존을 위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가짐이다.

기업(경영)에서도 노사관계는 동주공제의 관계이며 적대관계는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공존의 관계 유지를 위해 쌍방이 모두 협력적 동반자 역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손자구지편(九地編)에 나오는 동주공제얘기는 이렇다.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했다. 그런 그들도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풍랑을 만나면(當其同舟而濟遇風), 서로 돕기가 마치 좌우의 손과 같았다(其相救也若左右手)”. 이 고사(故事)에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의미를 가진 동주공제(同舟共濟)’가 나왔다. ‘적과의 동침이다. 춘추시대 오()나라와 월()나라는 철천지원수였다.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악연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고사성어를 남겼다. 섶에 누워 쓰디쓴 곰쓸개를 핥으며 패전의 굴욕을 되새긴다는 의미다. 구천이 부차의 포로가 돼 있을 때 구천은 병이 난 부차의 대변 맛을 보고 병 증세를 이야기해줄 정도로 굴욕을 견뎌냈다. 이 같은 앙숙관계였던 두 나라는 '어떤 목적을 위하여서는 부득이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의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도 남겼다. 오월동주의 다른 표현의 고사성어가 '동주공제(同舟共濟)'.

조선의 역사에서도 동주공제가 등장한다. 세조는 어린 조카인 단종으로부터 임금의 자리를 찬탈하고선 "오늘이 있게 된 것이 누구의 힘이던가?"라며 논공행상을 했다. 그때 세조는 '책훈의 은전을 거행하여 동주공제한 뜻을 표하라'고 하교했다. 이에 따라 이해(利害)와 환란(患亂)을 같이했던 신숙주, 권남, 한명회 등이 공신 반열에 올랐다.

글로벌 경제위기, 노사가 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듯 서로가 열린 마음과 대화로 문제 해결

동주공제는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은 한국호()에서도 절실히 필요하다. 위기 탈출의 해법을 위해 각계각층의 뼈를 깎는 노력의 중심에 서야 할 정치권이 후진국형의 분열과 갈등으로 일관되고 있다. 손자병법에서의 동주공제는 많은 군사가 한 사람인 듯 손을 맞잡고 나아가도록, 즉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장수의 길임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지금은 지도자들에게 통합의 리더십을 위한 공존의 관계회복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모두는 글로벌 위기로 우리나라 경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홍역을 치루고 있다. 모두가 어려워하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노사가 동주공제하여 이 어려운 상황을 하루 속히 이겨낼 수 있도록 화합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영자는 더욱 열린 마음으로 노동자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배려와 존중해주기를 바라며, 노동자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생각하여 지속성 있는 기업 경쟁력을 위한 협력적 대화로 문제 해결에 나서주길 하는 바람이다.

강을 건너다 풍우를 만나면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도 서로 돕는 것처럼 노사도 우리라는 한 배를 타고 함께 건너야 한다.” 우리는 대변혁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만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기에 노사가 반목보다는 이해와 배려와 존중으로 공동체 인식을 통해 함께 가야 한다. 서로 이익을 챙기기 위해 기 싸움 하는 노사 보다는 서로 화합해 불황의 강을 먼저 건너는 노사 관계를 기대해본다.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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