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와 경영이야기] ‘목불견첩(目不見睫)과 셀프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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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와 경영이야기] ‘목불견첩(目不見睫)과 셀프리더십’
  •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khkil0103@naver.com
  • 승인 2023.01.0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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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길 오산대 미디어마케팅경영과 교수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 중앙신문=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 목불견첩(目不見睫: : 눈 목, : 아니 불, : 볼 견, : 눈썹 첩) ‘눈은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남의 허물은 볼 줄 알아도 자신을 제대로 보지는 못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한비자(韓非子)의 유로(喻老)편에서 유래하였으며 남의 약점보다 자신을 먼저 살피라는 처신의 얘기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경영의 성과를 얻기 위해 부단히 남을 바꾸는 리더십에 집중하지만, 아무도 그 리더의 마음과 고충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나를 바꾸는 셀프리더십(개인이 스스로를 이끄는 리더십)'에 집중할 때이다.

한비자 유로편에는 중국 춘추시대 말 초()나라의 장왕(莊王)’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장왕이 월()나라를 정벌하려고 할 때 직언을 잘하는 신하 두자(杜子)’가 나서서 무엇 때문에 월나라를 정벌하려고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장왕"월나라는 정치가 혼란스럽고 군대가 약하기 때문이오"라고 답했다. 이에 두자"저는 지혜가 눈과 같은 것이라 걱정입니다. 눈은 백보 밖의 사물은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눈썹은 보지 못합니다. 왕의 군대는 잇따른 싸움에서 패배해 땅을 잃어 군대가 약하고 나라 안에서는 도적들이 난립하고 있는데 관리들이 막지 못하니 이는 정치가 혼란한 것입니다. 우리의 정치가 혼란하고 군대가 약한데 월나라를 정벌하려고 하니 이런 지혜는 눈이 눈썹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장왕은 한참을 고심한 끝에 두자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아채고 즉시 정벌 계획을 중단했다. 목불견첩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남의 허물은 보기 쉬워도 자신의 허물은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인다. 남의 허물만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셀프리더십의 출발지는 자기인식이다. 내면의 변화를 통해 조직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진짜 리더십 즉, 리더는 자기 마음부터 인식을 해야 한다. 큰 성과를 내며 많은 조직의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을 지속시켜가는 리더들은 모두가 '자기인식 역량'​​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실패한 리더들은 예외 없이 자신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기반성과 성찰이 부족하였다.

미국의 조직 심리학자인 타샤 유리크가 미국 유수 기업들의 리더를 대상으로 진단한 결과에서도 정확한 자기인식을 가진 리더들은 전체의 10~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토록 리더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성공의 함정에 있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나 전략에 사로잡혀 그 성공 방식만을 고집하며 타성에 젖기 쉽고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모두 틀리다라는 자만심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둘째는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주변 사람들로부터 솔직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렵다. 권위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해진 리더들은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 부정적 피드백을 무시하고 긍정적 피드백만 강화하려는 성향이다.

셋째는 리더로 성장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사회와 조직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맞춰왔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명확한 자기인식을 하지 못하는 문제는 조직과 조직 문화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2023년도 경영환경 요인으로 ‘3(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위기 요인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리더는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또 주변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인지 직시해야 할 셀프리더십이 중요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모든 구성원들의 합심된 의지를 모아야 함이다. 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강호길 오산대 교수(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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