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 2코스] 연이어 솟아 생명력 발산하고 있는 천마산따라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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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 2코스] 연이어 솟아 생명력 발산하고 있는 천마산따라 걷는 길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06.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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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드디어 해제되면서 점차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요즘이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 속에 푸르른 수목이 만들어주는 자연 그늘을 마주하는 둘레길 걷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시가 선정한 인천둘레길은 모두 16개 코스로 구성됐다. 특히 1코스 계양산, 15코스 마니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발 200m 내외의 완만한 숲길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인천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인천둘레길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인천둘레길 16개 코스 중 1코스에 이어 2코스를 가봤다.

인천둘레길 2코스는 인천 서북부 진산인 계양산과 연이어 솟아오른 천마산을 따라 걷는 길이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계양구와 서구의 경계선을 넘어 걷는 산길이다. 천마산(天馬山)은 한자에서 알 수 있듯 말과 관련이 깊은 산이다. 학창 시절 들었던 천마와 아기장수설화가 깃든 산이다.

#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인간과 자연은 공존할 수 있을까?

인천둘레길 2코스는 징매이고개 생태통로에서 시작한다. 운전자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계산삼거리에서 서구청사거리로 가는 도로에서 지나치는 ‘터널’로 요약할 수 있지만, 단순 터널로 보이는 생태통로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이복수 기자)
인천둘레길 2코스는 징매이고개 생태통로에서 시작한다. (사진=이복수 기자)

6월 초 녹음이 짙어진 인천둘레길 2코스는 징매이고개 생태통로에서 시작한다. 운전자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계산삼거리에서 서구청사거리로 가는 도로에서 지나치는 터널로 요약할 수 있지만, 단순 터널로 보이는 생태통로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계양산과 천마산은 원래 이어진 산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큰 도로인 (지금의)경명대로를 조성하면서 계양산과 천마산을 잇는 산줄기를 끊어버리게 됐다. 문제점은 금세 드러났다. 산과 산을 오가는 동물들은 갑자기 끊어진 산줄기에 당황했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를 가로지르다 차에 의해 로드킬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동물들의 이동통로를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났고 뒤늦게나마 2007년 착공, 2009년에 징매이고개 생태통로가 완성됐다. 여기에는 국·시비를 포함해 148억원이 투입되었는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되돌아보기에는 아깝지 않은 예산이라는 생각이다.

서구방면 인도를 따라 터널을 1차례 지난 뒤 위쪽으로 올라선 계단을 따라 둘레길 걷기를 시작했다. 역시나 시작 지점에는 별다른 안내판은 없었지만, 생태통로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섰다. 생각보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중심성 터가 보였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일반 민중들이 쌓았다는 중심성이다. 사실 중심성 터는 인천둘레길 1코스의 마지막 도착지였다. 1코스와 2코스는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중심성 터를 지나 어림잡아 천마산이 있을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데크 바닥으로 인천둘레길 2코스임을 안내하는 스티커가 반가웠다. 제대로 방향을 잡고 힘차게 걷기에 나섰다.

중구봉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했지만, 오래도록 한자리를 지킨 소나무와 같은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져 햇빛을 가리는데 꽤 유용했다. (사진=이복수 기자)
중심성터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중구봉 정상. (사진=이복수 기자)

# 첫 번째 쉼, 중구봉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그렇게 경사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경사진 길이 길게 이어져 올라가는데 꽤 힘에 부쳤다. 다만 오래도록 한자리를 지킨 소나무와 같은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져 햇빛을 가리는데 꽤 유용했다. 날이 흐린 날 걷기에 나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 정도 나무 그늘이면 해가 따가운 맑은 날에도 쾌적한 걷기에 무리는 없을 듯했다.

인천종주길을 알리는 작은 간판을 지나 10여 분 이상 오르다 보면 뜻을 알 수 없는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중구봉이다. 입간판에 따르면 중구봉은 고려시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크고 작은 봉우리가 아홉 개가 있어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또 고려시대 불교 행사인 중구절(음력 99)의 시성사를 치른 산이라 하여 중구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길마재 쉼터. (사진=이복수 기자)
인천둘레길 종주길 안내판. (사진=이복수 기자)
찬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 도심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 아기장수의 슬픈 설화가 깃든 천마산

중구봉을 지나 천마산 정상으로 향했다. 남쪽에서 정상과 중구봉을 바라보면 봉우리 두 개가 마치 길마(말의 안장)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은 길마재 쉼터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마산 정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해발 288m의 천마산은 계양산과 마주한 산으로 산 중턱에 말 발자국과 같은 모양이 파진 큰 바위(이른바 마재석)가 있어 천마산이라 불린다. 천마산 정상 왼쪽으로는 부평을 비롯한 인천 시내가, 오른쪽으로는 청라국제도시와 강화도 일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인천 전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보니 군사적인 요충지라 꼽힐 만하다는 생각이다.

아닌 게 아니라 천마산 정상에서 인천인재개발원 방면으로 방향을 잡아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철조망이 있었다. 아직도 이곳이 군사적 요충지임을 알 수 있는 군사물 표시인 봉우리 H자 헬기 정류장, 각종 경고문, 사격 시 우회로 등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오르고 내림 끝에 길의 마지막 지점인 인천 인재개발원 방향으로 산에서 내려가고자 방향을 잡았다. 사실 인천둘레길 2코스는 서구 심곡동을 지나 부평구 인천나비공원까지 이어지지만, 인천나비공원이 자리한 원적산은 둘레길 3코스로 따로 분류하고 있어 다음 기회에 방문하기로 했다.

산에서 내려가는 코스도 만만치는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길을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니 인재개발원과 인천소방학교가 나타났다. 필자는 내려가는 길이지만, 서구방면에서는 천마산을 오르는 시작길이었다. 끝과 시작이 구분 없이 교차하는 순간, 둘레길은 그 생명력을 여전히 발산하고 있었다.

인천 인재개발원 안내판. (사진=이복수 기자)
군부대 안내판. (사진=이복수 기자)
인재개발원으로 내려 가는길에 데크가 설치돼 있다. (사진=이복수 기자)
인재개발원. (사진=이복수 기자)
서구쪽 천마산 안내판. 안내판이 노후돼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이복수 기자)
서구쪽 천마산 안내판. 안내판이 노후돼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이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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