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 6코스] “사람과 자연,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 보여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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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 6코스] “사람과 자연,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 보여주는 곳”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2.07.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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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공원→장수천→소래습지생태공원 만나는 일명 '생태코스'
생활 오수 오염 심했던 ‘장수천’...주민 힘 합쳐 생태하천으로 살려
최대 녹지공간 ‘인천대공원’ 걷기·마라톤 등 새벽 불구, 인파 몰려
인천둘레길 6코스는 인천의 대표적인 녹지공간인 인천대공원을 출발해 장수천을 지나 소래포구 인근으로 이어지는 수변길 코스다. 사진은 17일 오전 인천대공원 정문 전경.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드디어 해제되면서 점차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요즘이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 속에 푸르른 수목이 만들어주는 자연 그늘을 마주하는 둘레길 걷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시가 선정한 인천둘레길은 모두 16개 코스로 구성됐다. 특히 1코스 계양산, 15코스 마니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발 200m 내외의 완만한 숲길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인천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인천둘레길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인천둘레길 16개 코스 중 6코스를 가봤다.

인천둘레길 6코스는 인천의 대표적인 녹지공간인 인천대공원을 출발해 장수천을 지나 소래포구 인근으로 이어지는 수변길 코스다. 여태까지 걷기에 나섰던 둘레길 중 가장 평탄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심하게 오염됐다가, 인천시민들이 노력 속에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장수천과 함께 과거 천일염을 생산했던 공간에 마련된 소래습지생태공원등 생태공간을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연일 이어지던 장맛비가 잦아든 지난 17, 날이 더워지기 전인 이른 새벽을 맞아 인천대공원을 찾아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인천대공원사업소 쪽으로 내려가는 곳에 농구코트와 풋살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인천대공원사업소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무궁화동산 옆으로 아름드리나무가 여름철 사람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줘 걷기 좋은 길이 펼쳐진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인천의 대표 녹지공간 인천대공원
다양한 목적의 인파가 몰려드는 곳

인천대공원은 그 명칭에 걸맞게 인천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또한 인천의 대표 녹지공간답게 공원 안에는 수석공원, 식물원, 장미원, 조각공원, 인공호수 등 다양한 생태공간이 조성된 곳이다. 약간 날이 흐린 이른 새벽이었지만, 인천대공원 입구 곳곳에는 마라톤 복장을 한 많은 사람이 힘차게 뛰고 있었다. 또 자전거 라이더 역시 많았다. 마라톤, 걷기, 자전거 타기에 최적인 공간인 만큼 다양한 목적의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둘레길 걷기만 아니면 인천대공원만 한 바퀴 돌아도 좋을 것 같았지만, 오늘은 둘레길 걷기가 목적이어서 인천대공원 입구 남쪽인 장수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수천으로 가는 길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인천시의 인천대공원사업소 쪽으로 내려가니 유료공간인 야영장이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농구코트와 풋살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다. 또 무궁화동산 옆으로 아름드리나무가 여름철 사람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줘 걷기 좋은 길이 펼쳐졌다.

인천대공원 아래쪽으로 향하니 높은 아파트 주거공간 옆으로 장수천 길이 보였다. 장수천은 남동구 인천대공원 만수천 합수부에서 시작해 7.62㎞ 길이의 자연형 하천이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하천길은 산책로와 편도 2차선의 자전거길이 붙어있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하천변을 걷는 사람들과 그 주위를 지나는 자전거 행렬이 많았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하천길은 산책로와 편도 2차선의 자전거길이 붙어있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하천변을 걷는 사람들과 그 주위를 지나는 자전거 행렬이 많았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장수천
주민, 미꾸라지·흙공으로 살려
물억새·붓꽃 등 수생식물 자생

인천대공원 아래쪽으로 향하니 높은 아파트 주거공간 옆으로 장수천 길이 보였다. 장수천은 남동구 인천대공원 만수천 합수부에서 시작해 7.62길이의 자연형 하천이다. 이곳에는 애기부들, 물억새, 갯버들, 꽃창포, 갈대, 붓꽃 등의 수생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과거 생활하수 유입으로 장수천은 크게 오염돼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이에 수년 동안 장수천 살리기 운동이 펼쳐졌다. 주민들은 미꾸라지를 풀고 EM 흙공을 하천에 던지는 등 큰 노력을 기울였으며, 노력의 결과로 지금은 철새가 날아들고 잉어가 찾아오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멸종위기에 놓였던 반딧불이도 돌아왔다. 하천이 되살아나면서 하천변 걷기 또한 건강한 운동이 되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면 인천에서는 바로 이곳 장수천이 아닐까 한다.

하천길은 산책로와 편도 2차선의 자전거길이 붙어있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하천변을 걷는 사람들과 그 주위를 지나는 자전거 행렬이 많았다.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다 보니 기자가 걷는 와중에 자전거 사고도 우려되는 아찔한 장면이 많았다. 자전거와 인도를 각각 걷는 이들의 공존이 필요해 보였다.

소래포구 주변이 개발되고 매립되면서 수로 폭이 좁아져 바닷물 만조 수위가 약 9m 이상일 때에만 갯벌 위까지 바닷물이 올라온다고 한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17일은 바닷물이 가득 찬 때여서 갯벌 곳곳에 바닷물이 가득 올라온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과거에 번성했던 소래 염전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공원 곳곳에는 데크가 놓여 있어 갯벌 앞 물이 차오르는 곳까지 걸어가 풍광을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공원 정문으로 가면 소래 염전을 이어주는 다리에서 유래한 소염교가 놓여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8천년의 역사 품은 소래습지생태공원
데크 이용해 물 꽉 찬 풍광 볼 수 있어

둘레길의 마지막 도착지는 바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이다. 이곳 소래 갯벌은 아주 미세한 입자의 퇴적물이 쌓여 육상화 되어가는 펄 갯벌이며, 무려 8천 년 이상의 형성역사를 지닌 곳이다. 안내문에 따르면 소래포구 주변이 개발되고 매립되면서 수로 폭이 좁아져 바닷물 만조 수위가 약 9m 이상일 때에만 갯벌 위까지 바닷물이 올라온다고 한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17일은 바닷물이 가득 찬 때여서 갯벌 곳곳에 바닷물이 가득 올라온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공원 곳곳에는 데크가 놓여 있어 갯벌 앞 물이 차오르는 곳까지 걸어가 풍광을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망대 뒤편에는 과거에 번성했던 소래 염전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공간이 마련됐다. 토판, 옹패판, 타일판 등 일제강점기 때부터 1980년대 이후 소금을 생산하던 천연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놓았으며, 실제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공원 정문으로 가면 소래 염전을 이어주는 다리에서 유래한 소염교가 놓여 있었다. 지난 1996년 소래 염전이 폐업하면서 기존의 철교는 철거됐지만,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하면서 2006년 설치한 다리는 소래 염전의 흥망성쇠를 묵묵히 바라보며 지금까지 공원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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