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 5코스] 직접 와보지 않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멋진 풍경들 연출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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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 5코스] 직접 와보지 않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멋진 풍경들 연출되는 곳’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2.07.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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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숨은 녹지공간이 ‘감탄’
만월산↔도롱뇽 마을을 잇는 코스
내리·멈추다, 장맛비 연속 속 찾아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드디어 해제되면서 점차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요즘이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 속에 푸르른 수목이 만들어주는 자연 그늘을 마주하는 둘레길 걷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시가 선정한 인천둘레길은 모두 16개 코스로 구성됐다. 특히 1코스 계양산, 15코스 마니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발 200m 내외의 완만한 숲길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인천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인천둘레길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인천둘레길 16개 코스 중 5코스를 가봤다.

3일 찾은 인천둘레길 5코스는 만월산과 도롱뇽 마을을 걷는 도심속 자리한 녹지공간을 걷는 코스다. 코스의 마지막 부분은 인천대공원과 연결되면서 곧장 인천둘레길 6코스로 진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아닌가 싶게 연일 장맛비가 내리다 잠깐 멈춰선 지난 3일 남동구 간석동을 찾아 만월산 걷기에 나섰다.

인천둘레길 5코스 안내판이 바닥에 표시돼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만월산에 있는 약사사 정문 전경.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약사사 정문 옆에서 인천둘레길 5코스가 시작된다. 사진은 5코스 시작지점.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 인천 도심을 감싸 안은 만월산

인천둘레길 5코스로 가기 위해서는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은 골목을 통과해야 한다. 인천교통공사 건물이 있는 도로 뒤편 원도심 골목을 지나고 보면 탁 트인 녹지공간과 약사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곳에 높은 녹지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직접 와보지 않고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오래도록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한마디로 아주 멋진 곳이다.

 행정구역상 남동구 간석동 일원으로 포함되는 만월산은 해발 187.1m의 비교적 낮지만, 인천 도심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산이다. 과거에는 흙과 돌이 모두 붉은색을 띠고, 산의 형국이 기러기가 나는 것 같다는 뜻으로 주안산(朱雁山)으로 불렀다. 이후 원통산, 선유산, 약사산 등의 명칭으로 불렀다.

그러다 1920년대 보월 한성안 스님이 산 정상에 올라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동서남북이 한눈에 다 보이고, 산세가 인천 도심 쪽을 향해 좌우로 팔을 벌려 모든 만물을 감싸 안을 듯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말에 유래해 만월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등산로 옆에는 약사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약사사는 고려 건국 당시 태조 왕건의 명으로 개국사로 창건했다고 한다.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단행된 배불정책으로 조선 9대 성종 때 폐쇄되었다. 이후 금강산 유점사에서 수행하던 보월 스님이 약사유리광여래 부처를 모시고 약사암이라 명칭을 지어 다시 세운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약사사를 왼편에 두고 등산길에 올랐다. 분명 안내문에는 산세가 높지 않다고 했지만, 산세는 생각보다 험했다. 무엇보다 갈림길이 많아 제대로 산을 오르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가 많았다.

힘을 내 산을 오르다 보니 만월산 정상을 안내하는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만월산 정상 안내판.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마침내 만월산 정상에 올랐다. 사진은 만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도심.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얼마 지나지 않아 만월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의 풍경은 옛 스님의 말씀대로 인천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탁 트여있어 마치 품에 안아볼 수 있는 느낌이었다. 산의 이름이 왜 만월산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남정맥 안내판을 시야에 두고 인천 도심을 굽어보았다. 빼곡히 들어선 건물부터 한창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까지 모두가 한눈에 들어왔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했던가. 좁은 공간에서 복닥거리며 살아가다 한 발 뒤로 물러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신체적인 힘겨움을 무릅쓰고 산에 오르는 맛이 바로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함이 아닐지. 잠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 도롱뇽 마을, 도롱뇽은 어디에 있을까?

차들만 오갈 수 있는 만월산 터널을 지나 도롱뇽 마을로 하산길을 잡았다. 인천둘레길 5코스의 2/3 가량 되는 지점으로, 만수산 일대는 인천대공원을 도는 인천 6코스 탐방에 찾을 생각이다. 생각보다 습하고 더운 날씨로 둘레길 전 구간을 도는 것에 무리가 따를 것 같아 내린 결정이다.

도롱뇽 마을로 내려가는 길.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도롱뇽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된 안내판.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만월산터널을 옆에 두고 내려가다 보니 이곳이 도롱뇽 마을임을 안내하는 여러 표식이 서 있었다. 도롱뇽은 생물학적으로 도롱뇽목 도롱뇽과로 분류되며, 눈이 툭 튀어나왔고 주둥이가 둥글다. 또 몸은 갈색 바탕에 암갈색 둥근 무늬가 있으며, 눈 뒷부분과 등의 무늬가 뚜렷하다고 한다.

더운 여름철이라 그런지 도롱뇽이 뛰노는 모습은 직접 마주하지 못했다. 다만 아랫길로 현재 인천시가 도롱뇽 도시생태공원 조성공사를 예고하는 안내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오래된 공장지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는 모양이었다.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인천시의 노력이 성과를 이루어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도롱뇽들이 편히 쉬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길 소망해보았다.

도롱뇽도시생태공원 조성공사 현수막.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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