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 1코스] ‘계양산성’과 함께 역사 속 잠기려니 ‘솔향’이 깨우는 곳···인천둘레길 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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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 1코스] ‘계양산성’과 함께 역사 속 잠기려니 ‘솔향’이 깨우는 곳···인천둘레길 1코스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05.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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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준 그늘길 따라 ‘솔향’ 품은 솔밭길 즐겨
삼국시대 수도 서울 지키던 계양산성 있는 곳
해발 395미터 계양산 끼고 녹지축 걷는 1코스
늦반딧불이·애반딧불이·운문산(파파리) 서식지

|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드디어 해제되면서 점차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요즘이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 속에 푸르른 수목이 만들어주는 자연 그늘을 마주하는 둘레길 걷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시가 선정한 인천둘레길은 모두 16개 코스로 구성됐다. 특히 1코스 계양산, 15코스 마니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발 200m 내외의 완만한 숲길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인천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인천둘레길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인천둘레길 16개 코스 중 가장 먼저 1코스를 가봤다.

# 인천의 진산, 녹지축을 걷는다

인천둘레길 1코스 시작지점. (사진=이복수 기자)
계양산성 능선. (사진=이복수 기자)
계양산성 능선. (사진=이복수 기자)

29일 가본 인천둘레길 1코스는 인천 서북부지역의 진산이라 불리는 계양산을 끼고 녹지축을 걷는 길이다. 해발 395m의 계양산은 부평의 진산으로 서해에서 서울로 가는 중요 교통로에 위치한 데다, 서울 서쪽 근방과 인천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예부터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이었다.

이런 중요성 때문인지 인천시는 인천 전역의 자연환경을 잇는 인천둘레길이란 새로운 명칭을 부여할 때 계양산을 1코스라 명명했다. 둘레길의 시작인 계양산성 박물관, 그 옆 연무정에 올라서면 눈앞에 꽤 가파른 바위 계단이 보인다. 산행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가파른 계단을 5분 남짓 올라서면 둘레길이 본격 시작되는 계양산성의 모습이 보인다.

계양산성은 계양산이 먼 옛날인 삼국시대 때부터 수도 서울을 지키는 요충지였음을 알려주는 문화유산이다. 삼국시대에 축조한 태뫼식 산성으로 산의 능선을 따라 성곽을 쌓은 것이 특징이지만, 현재는 대부분 허물어져 일부만 남은 상태다. 산성의 형태를 따라 쭉 뻗은 능선 길을 향해 올라가면 점점 인천 시내의 모습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게 된다.

인천둘레길 1코스는 정상으로 가는 길과는 좀 다르다. 길의 계양산박물관, 연무정으로 같지만, 계양산성을 거쳐 무당골, 청수수목원을 지나 솔밭쉼터로 향하는 걷기 좋은 산길이다. 보통 인천 사람들은 계양산이 너무 계단이 많아 산을 오르는 맛이 덜하다는 부정적인 평가하는 경우가 꽤 있다. 실제로 무당골을 지나면 표지판을 통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솔밭쉼터로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목재 데크로 계단을 조성해 비교적 짧아 시간이 얼마 걸리지는 않지만, 둘레길의 경우 별도의 포장이 없어 상대적으로 길고 완만했다. 둘레길 걷기를 느껴보고자 두 번째 갈림길에서 목상동 솔밭을 가리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자연이 만들어준 그늘을 따라 솔향품은 솔밭길을 즐긴다

솔밭쉼터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솔밭쉼터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솔밭쉼터를 찾은 유치원생의 놀이 모습. (사진=이복수 기자)
솔밭쉼터 안내판. (사진=이복수 기자)
솔밭쉼터 가는길. 길이 좁아 서로 피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사진=이복수 기자)

무당골 고개와 청수수목원을 거쳐 때로는 오르막길이고, 때로는 내리막길이 뒤섞인 산길을 따라 솔밭쉼터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6월이 다가오면서 오전 시간임에도 햇볕을 꽤 따갑고 주변 기온은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그래도 끝을 알 수 없이 하늘 위로 뻗은 각종 나무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주는 그늘이 더위를 조금이나마 가셔 주는 느낌을 받았다. 걸음을 옮기면서 코끝으로 전해오는 솔향은 산행 나서길 잘했다는 믿음을 준다.

다만 길은 앞선 길보다는 조금 좁은 편이었다. 반대편에서 다른 등산객을 마주친다면 잠시 걷는 속도를 줄여 교차해 지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마침내 인천둘레길 솔밭쉼터 가는 길이라는 안내 플랑을 만날 수 있었다. 1시간 넘게 걸으면서 만나본 첫 인천둘레길 관련 표식이었다. 처음 마주한 솔밭쉼터는 매우 넓은 요새와 같은 느낌이었다. 하늘 끝까지 뻗은 소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선 이곳은 매우 넓은 공간이기에 곳곳에 텐트와 돗자리 등을 깔고 앉아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또 드높은 소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 덕에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산림욕에는 최적의 공간으로 느껴졌다.

솔밭쉼터를 지나 조금 올라가 보니 이곳에 반딧불이가 살고 있다는 표시판을 만날 수 있었다. 표시판에는 이곳 계양산에 솔밭, 나비농장, 군부대 주변 북사면에 늦반딧불이, 애반딧불이, 운문산(파파리) 반딧불이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늦반딧불이 성충은 6~8, 애반딧불이 성충은 6~9월에 출몰한다고 하니 조금 이후 여름밤에 계양산을 찾으면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만나볼지도 모를 일이다.

반딧불이 안내 표시판. (사진=이복수 기자)
반딧불이 안내 표시판. (사진=이복수 기자)

# 초행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둘레길 코스

둘레길 코스에 맞춰 목상동 솔밭길에서 불과 0.5의 계양산 정상 대신 피고개길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지만, 이후 뚝 끊겨버린 안내판 덕에 피고개길로 이르는 길을 찾지 못했다.

인적이 끊긴 험준한 고갯길을 오르면서, 가벼운 산행을 권장하기 위해 정했다던 인천둘레길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물론 계양산을 비롯한 인천의 녹지공간이 오로지 인천둘레길을 위한 공간은 아닐 것이다. 다만 동네 주민이 아니라 인천둘레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찾는 방문객을 위해 조금은 둘레길 코스에 대한 안내도 있었으면 한다. 굳이 인천둘레길을 명명한 인천시와 각 구청에서 조금만 더 신경 쓰길 바라는 마음이 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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