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기대감 커진 50분대 하늘길 “백령공항”...건설 '필요성·가치' 함께 보여줘야
상태바
[화요기획] 기대감 커진 50분대 하늘길 “백령공항”...건설 '필요성·가치' 함께 보여줘야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1.11.29 18: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7년부터 하늘로 접근 예상...삼수 끝, 예타 대상 선정
인천시·옹진군·여야 정치인과 주민들 염원 등 공조 빛나

“꽁꽁 감춰진 백령도 국가지질공원, 각종 문화재 등
천혜의 자연환경, 날개 단 듯 관광 자원 한층 빛날 것”
백령공항 건설 예정지엔 벌써 공항 건설 현수막이 내 걸리는 등 주민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추진되는 백령공항이 건설되면, 4시간 거리의 뱃길을 50분대 하늘길로 대폭 단축되는 구상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제6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에서 인천 옹진군 백령공항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백령공항 건설은 인천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백령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무려 222나 떨어진 탓에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불편함과 관광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에 인천시는 오래전부터 백령도에 소형공항을 건설하기로 하고 정부에 사업 추진을 요구해왔지만, 2019년과 2020년 연달아 기재부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기재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됐을 뿐, 앞으로 백령공항의 필요성과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일이 남았다. 이에 본보는 백령 소형공항 건설을 둘러싼 그동안의 과정과 필요성,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들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주민 생존권 위한 백령공항...운영 시급

백령공항은 인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솔개지구 일원 254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 1.2(30m), 관제탑, 여객터미널 등 관련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백령공항은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 주민들의 생존권을 해소해줄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응급환자가 발생하거나 재난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동 수단 확보와 대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교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용기포항까지 해상항로는 2224시간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바다 기상악화로 1년 중 평균 88일가량 항로가 결항하는 등 접근성에 심각한 문제를 보인다.

특히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 접경지역으로 수도권 규제는 물론 군사훈련에 따른 규제조치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야간항해가 금지된 지역이다. 이 때문에 기상악화 등의 요인으로 여객선이 지연 출항이 불가피할 경우 야간운항 금지 조치에 따라 여객선의 1일 왕복 운항이 불가해 주민들의 일일생활권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연간 결항률은 25%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더구나 오는 20235월이면 인천과 백령을 오가는 여객선 3척 중 가장 큰 2t급 여객선마저 선령 제한으로 운항이 불투명해 백령도 주민들의 생존권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백령공항 사업과 새로운 여객선 도입 등 백령도 교통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23기 끝 예타 관문 통과

백령공항 조성사업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지만, 경제성 검증 절차라고 할 수 있는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잇따라 낙마하며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못했었다.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2.19가 나온 이후, 국토부는 국방부와의 군사 협의 등을 거쳐 예타 신청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2019년에 이어 지난해 역시 기재부의 국가재정평가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되면서 백령공항 조성의 꿈은 멀어지는 듯했다.

기재부는 국토부가 2030년 백령도 용기포항의 유출입 통행량 예측치 573천명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 해수부가 예측한 40만 명이 더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기재부는 특히 800억 원이 투자된 용기포항이 여객 수송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백령공항 조성사업을 중복 투자 사업으로 몰아 예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러한 기재부 논리에 맞서기 위해 인천시와 옹진군은 한서대학교 연구팀 용역을 통해 백령공항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데 노력했다.

시는 백령도 용기포항은 국가안보를 위한 목적으로 조성해 백령공항 건설이 중복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실제로 용기포항은 해경선과 국가어업지도선의 출발·도착을 위한 부두, 방파제 등의 비중이 높은데다, 백령도에서 생산할 수 없는 물자 조달을 주 역할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용기포항의 여객 수송기능을 크게 개선하기 어려워 백령공항 조성으로 항공기를 통한 연안여객선 대체 수송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결국 삼수 끝에 기재부로부터 예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인천시와 옹진군의 관련 부처 간 공조, 여야 지역 정치인, 시민사회 및 주민들의 노력과 염원이 어우러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백령공항 건설 예정 부지. (사진제공=옹진군청)
백령공항 건설 예정 부지. (사진제공=옹진군청)

# 인천 섬 관광사업 전면 재편 기대감 솔솔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2022년 기재부의 예타조사를 통과할 경우, 국토부의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어 타당성 조사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실시계획 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2025년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백령공항 조성의 첫 삽을 뜨게 되고, 지금부터 약 5년 후인 2027년 역사적인 공항 개통이 이뤄지게 된다.

백령공항이 개통하면 서해5도 주민들의 해상교통 불편이 대거 해소돼, 주민들의 생존권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국내외 관광객 접근성이 대폭 향상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유치가 뒤따르면서 서해5도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백령도는 국가지질공원, 각종 문화재가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접근성 부족으로 침체한 관광 잠재력이 한층 빛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령공항이 문을 열면 연안여객터미널이 아닌 백령도 용기포항을 거점으로 하는 다양한 해상관광 루트도 개발될 수 있어 서해5도 관광산업이 전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내년에 백령공항 주변 지역 발전전략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용역은 백령공항 개통을 전제로 공항과 연계한 숙박과 관광, 레저, 의료 등 다양한 관광산업 개발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옹진군이 주최한 백령공항 관련 전문가 토론회에서 최정철 인하대 공과대학 교수는 백령공항 건설로 백령도 주변 도서 방문객이 증가하면 숙박과 해양레저 스포츠 등 관광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주요 공항과 백령도를 잇는 항공노선 개설을 통해 국제관광객 유치도 가능할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환황해권 관광벨트를 조성해 서해안을 제2의 지중해처럼 관광 중심지로 육성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장정민 옹진군수가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백령공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옹진군청)

# 내년 예타 통과 분수령여야 지역 정치권 힘 모아야

백령공항 조성의 최종 관문을 내년으로 예상하는 기재부의 예타조사 통과 여부다. 사업성을 가르는 B/C 1.0을 넘는 경제성을 인정받아야 역사적인 착공이 가능할 것이다. 백령공항 건설 필요성에 대한 정부와 기재부의 긍정적 자세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야 할 것 없는 지역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 정부의 정책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당장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주요 후보자들의 인천 공약에 백령공항 건설을 포함하는 등 노력이 시급한 이유다.

이와 관련, 박남춘 인천시장은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 백령공항이 2027년 개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