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㊽ 인천의 대표적인 피서지 '송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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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㊽ 인천의 대표적인 피서지 '송도해수욕장'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4.02.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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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우 선임기자
남용우 선임기자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송도(松島)는 행정구역상 연수구 옥련동과 동춘동 일대에 걸쳐있던 곳으로 유원지로 명성을 전국에 떨치던 명소였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일대에서 인천 송도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공 유원지다.

송도유원지는 1940년대 국내에 인공으로 만든 유원지가 거의 전무하던 시절, 움푹 파인 포구 입구에 둑을 만들고 수문을 이용해 바닷물을 저장해 수영장을 만들었다.

1970년대 들어서 여름 피서철, 서울과 수도권 등 각지에서 몰려온 피서객이 1일 10만 명이 넘었을 정도로 유명했다. 70년대 인천시 인구가 40만이 안되던 시절 1일 피서객 10만 명이 송도유원지를 찾았다는 것은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사실이었다.

1960년대 기계체조 선수였던 필자는 여름방학 합숙 훈련 때 오전 운동을 마치고 오후에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 송도유원지를 찾았다. 당시 유원지 한복판에는 콘크리트를 쌓아 만든 다이빙대가 유일한 놀이 시설이었다. 다이빙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만 미군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이곳에 몰려와 다이빙으로 주위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물론 기계체조를 전공한 나와 동료들은 3m가 넘는 높이의 다이빙대에 올라가 공중회전 등 멋진 다이빙 실력을 뽐내며 주의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었다. 이렇듯 인천사람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만들어준 송도라는 이름은 글자 그대로‘소나무가 무성하게 많은 섬’이라는 뜻이다.

1970년대 송도해수욕장 전경. (사진제공=연수구청)
1970년대 송도해수욕장 전경. (사진제공=연수구청)

향토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송도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50곳이 넘는데 이 중에는 섬이 아니라 그냥 마을이거나 유원지인 곳도 있다. 또한 나루터의 이름인 경우도 있고, 다리나 길의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이름은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불려 왔다기보다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나무를 상서롭게 보고 그 이름 쓰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풍습에 따라붙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우리의 울릉도를 송도로, 독도를 죽도로 불렀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는 국어학적 반론이 있다. 송도가 소나무 때문이 아니라 작은 섬이라는 뜻의‘솔섬’에서 비롯된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솔’은 가늘다, 뾰족하다, 좁다는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그래서 작은 섬이라는 뜻에서 솔섬이라 불렀던 것인데 이를 한자로 바꾸며 솔을 송(松)으로 잘못 받아 송도가 된 경우도 많다. 설사 일본인들이 뒤늦게 송도라고 이름을 지은 경우라고 해도 이런 뜻에서의 솔섬을 소나무 섬으로 잘못 알고 송도로 이름 지은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청량산에서 바라본 송도일대. (사진제공=연수구청)
청량산에서 바라본 송도일대. (사진제공=연수구청)

연수구의 송도도 일제강점기인 1937년 수인선 기차가 개통될 때 생긴 이름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소나무가 많은 이곳에 수인선이 지나게 되자 일본인들이 역 이름을 송도역이라 붙였는데 이는 멀리서 볼 때 이곳이 ‘소나무가 우거진 섬’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섬이 아니라 육지인 데다 바닷가여서 해송도 꽤 있으니 솔섬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소나무와의 연관성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어쨌든 일본인들은 이곳에 수인선 개통과 비슷한 시기에 유원지를 만들었고 그것이 오늘날 송도유원지의 출발이 됐다. 예나 지금이나 땅 투기는 말릴 수가 없는 것인지, 유원지를 만들 당시 이곳에도 땅 투기 바람이 크게 불어 평당 5전 하던 산이 5~10원까지 치솟는 등 커다란 사회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송도역이나 송도유원지가 생기기 이전까지 이곳은 보통 먼우금이나 옥골, 독바위 등으로 불렸던 동네였고, 그 이름은 지금도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있다.

오늘날 송도 일대의 행정적 동네 이름은 광복 뒤에 정해진 대로 옥련동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1940년 일본인들이 이곳의 행정구역을 송도정이라고 붙인 것 때문인지 행정동 이름이 바뀌어도 송도라는 이름은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송도유원지가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임을 부인하는 인천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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