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유보에 타 후보들의 ‘심기 불편’
다른 후보들 전대 대진표 ‘윤곽 잡혀’
3선 김민석 의원과 '양강양박' 등 5명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유력 당대표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이재명( 의원(인천, 계양구乙)이 후보 등록을 1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의원 측의 이같은 입장 표명 유보는 막판까지 출마 선언을 미루며 관심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 의원 측 한 의원은 "출마를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다"며 "여러 의원들을 비롯해 당 안팎의 여러 목소리를 들으며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은 오는 17~18일로, 대진표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이 의원이 현재까지도 출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치 않아 다른 후보들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 달 넘게 이 의원 출마 여부에만 이목이 집중돼 다른 후보들의 출마선언은 물론 공약 등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은 "민주당의 미래와 새로운 비전으로 채워져야 할 전당대회 이슈가 지금, 한 사람의 입만 바라보며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 의원이 계산하는 출마 선언 타이밍까지 우리 당은 얼마나 더 분열하고, 아파해야 하느냐"고 푸념했다.
당대표 후보에 도전장을 내민 강병원 의원도 "당의 재건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노력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 의원이 지난 선거 패배에 책임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다그쳤다.
이어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도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며 "지금은 오히려 이재명 후보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집중할 시간"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에선 관심과 지지세를 끌어 모을 수 있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 비(非)이재명계의 불만이 쏟아지긴 하지만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이 의원 지지층인 '개딸'들은 지난 6일 전당대회 룰을 이 의원 측에 유리하게 정하도록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이 의원을 견제하는 측에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 측은 등록 마감일까지 최대한 출마 선언을 미루겠다는 복안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은 후보 등록기간 막판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해 여차하면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고 후보 등록만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3선의 김민석 의원과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의 대진표가 짜여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