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LH 관할 아파트단지 "동대표회, 도 넘은 방만 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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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LH 관할 아파트단지 "동대표회, 도 넘은 방만 운영" 논란
  • 강상준·김유정 기자  julia6122@naver.com
  • 승인 2021.08.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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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이웃한 단지에 비해 운영비 과다 지출 지적
일부 주민 “동대표단·대표회장 수사기관 고소 검토”
동대표회, 다 이유 있는 지출뿐..현황 살펴보면 알 것
양주시의 한 아파트 동대표회가 구성된 뒤 3개월 만에 한 해 운영비의 80%가량을 쓴 사실이 드러나 입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20만 원을 지출한 썬팅된 회장실. (사진제공=아파트 입주민)
양주시의 한 아파트 동대표회가 구성된 뒤 3개월 만에 한 해 운영비의 80%가량을 쓴 사실이 드러나 입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20만 원을 지출한 썬팅된 회장실. (사진제공=아파트 입주민)

| 중앙신문=강상준·김유정 기자 | 양주시의 한 아파트 동대표회가 구성한 뒤 3개월 만에 한 해 운영예산의 80%를 쓴 사실이 드러나 주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해당 아파트단지 동대표단과 대표회장을 규탄하면서 해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일부 주민은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표회장은 "운영을 위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쓴 것일 뿐"이라며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과도한 주장은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23일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10년간 관리하는 900세대 규모의 A아파트 단지는 이웃한 620세대 규모의 B아파트 단지와 한쌍이다.

우선 B단지의 경우 주민대표회 구성 이후 4개월 동안 회의 때마다 주로 '생수값''사무용품'등을 사용해 지금까지 운영비를 38만 원가량 썼다. 반면 문제가 제기된 A단지는 주민대표회 구성 이후 5~7780만 원 이상을 사용해 논란이다.

주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B단지에 비해 A단지는 너무나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주민 다수로부터 동의도 구하지 않고 '작은도서관' 공간을 '회장실'로 변경하고 비싼 냉장고와 사무용 가구 등을 구입해 예산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인근 아파트 단지에 회장실을 설치한 경우가 없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도서관 공간을 함부로 권위적 명칭의 '대표 회장실'로 만들어도 되는 것이냐"면서 "그에 따른 간판, 명패, 명함 부가적인 예산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13만 원 상당 대표회장 당선 축하패, 31만 원 상당 대표회장 명패, 40만 원 상당 명함, 전임 부회장을 위한 13만 원 상당 감사패 등에 예산을 썼으며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한 "장바구니 900개를 135만 원에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반품 배송비 78000원을 낭비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장바구니를 왜 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웃한 B단지 대표회가 물만 먹고 회의를 진행한 것과 대조적으로 A단지 대표회는 한 끼 266000원어치 장어식당 모임을 갖기도 해 주민들로부터 질타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4단계 거리두기 와중에 수시로 대면회의를 열어 '회의 출석수당'을 지급받는가 하면 비대면 회의 직후 인근 식당에서 만나 필요 이상의 식대를 지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표회장 C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어식당 모임 관련 6월 중순께 Y아파트 단지 공사 소음 관련 대책회의 등을 위해 동대표와 감사, 전임 부회장이 만났다. 당시 무료로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청소해준 업체 관계자가 식사자리에 참석했는데 무료 청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식사를 대접했다"고 밝혔다.

C대표회장은 "1년 운영예산 중 어차피 비품 구입에 들어갈 돈을 정당하게 쓴 것이다. 동대표 임원들이 먼저 필요물품 구입을 내게 건의했고 나는 운영을 위해 동의해준 것이다. 방만하게 예산을 낭비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작은도서관 일부 공간을 회장실로 꾸민 이유에 대해 C대표회장은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접수됐고, LH와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질의한 뒤 설치한 것이다. 기존 대표 회의실은 좁아서 정수기를 설치할 공간도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회장실 선팅 비용 약 20만 원을 쓴 것에 대해서는 "대표회의를 하던 중 회장실이나 회의실의 내부 모습이 외부에 너무 노출되니 선팅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동대표 한 사람이 '선팅지를 싸게 구입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제안해 선팅 했다. 이후 관리소장이 '수고비를 얼마라도 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고 상의를 거쳐 2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명패, 명함, 감사패 등에 대한 주민들의 예산낭비 지적에 대해 그는 "전임 부회장이 명함을 만들자고 해서 만든 것이며 전임 부회장이 수고한 부분이 있어 감사패를 만들어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장바구니 비용을 쓴 부분에 대해서는 "1주년 기념 이벤트로 주민들과 교분을 맺는 차원에서 각 세대당 1개씩 9월에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반품비용을 쓴 이유는 당초 물품이 상태가 안 좋아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음 관련 Y아파트 현장 관계자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쓰는데 주민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 등에는 나를 향한 무분별한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이뤄질 수도 있을 일에 대한 증빙자료를 수집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대표회장을 비롯한 동대표 등에 대한 해임을 위한 주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 아파트는 근방에 1140세대(14개 동) 규모 Y아파트 단지 공사현장으로부터 나오는 소음으로 인해 새벽부터 밤까지 고통과 불편을 겪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강상준·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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