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들 학습권은 생존 걸린 문제, 국가가 지켜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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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학생들 학습권은 생존 걸린 문제, 국가가 지켜줘야 합니다"
  • 장민호 기자  mino@joongang.tv
  • 승인 2020.04.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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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학교 설치는 법으로 강제하면서 장애학교는 제외한 것이 문제"
서울서진학교 설립을 이끈 조부용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회장(좌)과 이은자 전 회장(1대)은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특수학교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서울서진학교 설립을 이끈 조부용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회장(좌)과 이은자 전(1대) 회장(우)은 특수학교 보호에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 중앙신문=장민호 기자 | <중앙신문>은 지난달 3기 신도시 개발 문제로 이전 위기에 처한 하남 성광학교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성광학교 김경학 교장은 "특수학교 설립엔 반대가 많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하며 서울서진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서진학교 개교를 주도한 학부모들을 만나 특수학교 설립의 어려움에 대해 들었다.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서진학교는 2013년 처음 설립이 추진됐지만, 극심한 주민 반대 때문에 올해 들어서야 겨우 문을 연 특수학교다. 장애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게 해달라며 무릎까지 꿇은 학부모들의 헌신으로 지난 3월 정식 개교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1대 회장을 지낸 이은자 씨와 현재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조부용 씨는 서진학교 개교에 앞장 선 주역들이다. 이들은 성광학교가 처한 상황을 듣고는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권이 왜 장애 학생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전 회장은 "학교 이전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서진학교도 처음엔 대체 부지를 알아봐줄테니 거기다 지으라고 해서 그렇게 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체 부지라고 소개해준 곳마다 변전소 앞이라든지 하나같이 이런저런 결격사유가 있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시간만 끌다가 흐지부지 되겠구나 하는 마음에 반대를 무릅쓰고 지금의 위치를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도 "우여곡절 끝에 설립이 확정되고 공사를 시작한 뒤에도 반대가 계속돼 당초 계획한 것보다 완공이 늦어졌다"면서 "어떻게 이전 비용이 마련되더라도 새 부지를 찾고 실제 완공될 때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특수학교를 보호하는데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회장은 "일반 초중고등학교는 신도시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데, 특수학교는 여기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서진학교 개교를 놓고 열린 토론회 당시 교육부 관계자가 이런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런 법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는 국가에서 당연히 지어야 하는 사회기반시설인데, 장애 분야는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힘들게 싸워야만 겨우 해결이 된다"면서 "장애학교를 보호하는데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도 "학습권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며, 특히 장애 학생들에게 학습권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다행히 아직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하니 잘 해결돼서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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