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다-④ 청소년과 세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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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다-④ 청소년과 세뱃돈
  • 청소년 행복 공작소 '희' 이민희 소장  alsgml014@naver.com
  • 승인 2023.01.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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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부회장
청소년 행복 공작소 '희' 이민희 소장

| 중앙신문=청소년 행복 공작소 '희' 이민희 소장 | 우리민속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설날,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세뱃돈 일 것이다. 요즘은 핵가족과 1인 가구 증가로 설날 문화도 많이 바뀌었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만 생각해도 설날에는 집안이 온종일 일가친척들로 북적거리며 앞 다투어 세배를 하고 세뱃돈 한 푼 두 푼 모으는 재미로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지냈던 것 같다. 또 설날은 항상 입학이나 졸업을 전·후해서 있었기 때문에, 졸업이나 입학이라도 겹치게 되던 해에는 이모가 별도로 가방사라고 용돈을 주시고 삼촌은 책사서 보라고 챙겨주고, 고모가 옷이라도 한 벌 사서 입으라고 챙겨 주는 등 일가친척들이 챙겨 주는 용돈이 솔솔 했었다. 설날이 지나고 나면 한 두 달은 용돈이 넉넉해 주머니가 풍요로웠던 것 같다.

요즘은 백세 시대라고 하지만 세배는 사람들의 수명이 길지 않던 시절에 어른들이 무사히 겨울을 넘기고 새해를 맞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문안을 드리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때 인사를 하려고 찾아온 아랫사람들에게, 설 차례 음식이나 떡과 과일을 건네주면서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 요즘의 세뱃돈의 유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세뱃돈 유래는 송나라 때부터 우리의 설날인 음력 11일 날 결혼을 하지 않은 자녀들을 불러다 놓고 홍바오라고 해서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주고 돈을 많이 벌라는 덕담을 해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두 가지 모두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기록에는 1960년대 초부터 어린 아이들에게 10원짜리 동전을 주면서 어린이들에게 세뱃돈을 주기 시작 했다고 한다. 돈이 귀했던 시절에 청소년들에게 10원의 가치는 많고 적고를 떠나서 손에 돈을 쥐고 동네 문방구나 구멍가게를 떳떳하게 들어 갈 자격을 얻은 것처럼 당당했었던 생각이 난다.

어려서 어른들이 세뱃돈을 주면 한 푼 두 푼 모아서 동네 문방구에 가서 학용품을 사거나 구멍가게에 들어가서 존드기 등 불량식품을 사먹는 재미도 있었고 책상 밑에 숨겨둔 돼지저금통에 넣어두었다가 소풍이나 운동회 때 돼지저금통을 깨서 외지에서 들어오는 장사꾼들한테 솜사탕이나 꽈배기 등을 사서 입에 물고 다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돈이 귀하던 시절에는 그만큼 돈의 소중함도 알았던지 아껴 쓰고, 저축도 하곤 했다. 당시 온라인이 발달되기 전이라서 그런지 꼭 어른들에게 세배를 해야 세뱃돈을 현금으로 받는다는 생각이었는데, 요즘 청소년들은 전화, 문자나 카톡으로 세배를 하고 세뱃돈은 문자로 통장번호를 보내고 송금 해달라고 한다. 세뱃돈을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내려 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어른들에게 강탈하는 수준이라고 해도 지난 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세배가 통신 수단이 발달되기 전 우리 고유문화라고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바뀌어서 청소년들이 문자나 전화 세배와 온라인 세뱃돈이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세배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효친 사상이며 웃어른을 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질서이며 법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단 한번인 설날만이라도 청소년들에게 경로 효친사상을 직접 실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려면 어른들을 직접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설날 청소년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인 세뱃돈의 소중함도 중요하겠지만 세뱃돈보다도 어른들이 손수 만든 차례 음식이나 떡, 과일 등을 내주면서 경로사상을 가르쳐 주고 더 나아가 효친사상을 가르쳐 주는 일 일 것이다.

청소년 행복 공작소 '희' 이민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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