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둘레길 - 35구간] 수려한 풍광(風光) 일품···코스 초반 나오는 ’상수원보호구역 걷다보면 어느새 흔암리 선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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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 35구간] 수려한 풍광(風光) 일품···코스 초반 나오는 ’상수원보호구역 걷다보면 어느새 흔암리 선사유적지’
  • 김광섭 기자  kks@joongang.tv
  • 승인 2022.06.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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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 ‘탄화된 벼 볼 수 있는 코스’
35코스 대부분이 ‘상수원보호구역’ 해당
지난 16일 아침, 며칠 전 34구간 걷기 때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한강문화관을 다시 찾아 걷기를 시작했다. 한강문화관을 뒤로하고 떠나려는데 바로 앞 남한강에 있는 강천보에서 하류로 흘러가는 세찬 물소리가 우렁차다. (사진=김광섭 기자)
지난 16일 아침, 며칠 전 34구간 걷기 때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한강문화관을 다시 찾아 걷기를 시작했다. 한강문화관을 뒤로하고 떠나려는데 바로 앞 남한강에 있는 강천보에서 하류로 흘러가는 세찬 물소리가 우렁차다. (사진=김광섭 기자)
경기둘레길 35구간 스탬프.

| 중앙신문=김광섭 기자 | [편집자주] 경기둘레길은 경기 남·북부지역 15개 시·군 외곽을 연결해 만든 걷기 여행길로 총 8494개 권역 60개코스를 하나로 이어 경기도가 만든 길이다. DMZ 외곽 걷기길을 연결한 경기평화누릿길,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경기숲길, 강을 따라 너른 들판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경기물길, 청정 바다와 갯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경기갯길로 나눠진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경험할 수 있다. 김포 대명항에서 출발해 경기도 외곽을 한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사람·문화·자연이 함께하는 길이다. 함께 걸어 하나되는 경기둘레길 60구간 걷기를 시작해보자. 이번엔 4권역 중 경기물길에 해당되는 35구간이다.

한강문화관 다시 찾아 35코스 걷기 시작해
강천보서 나온 우렁찬 물소리에 기운 얻어
이른 시간에 만난, 남한강 위 물안개 일품

35코스는 34코스 끝 지점인 한강문화관에서 시작해 점동면 도리 마을회관 앞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걷는 길이 약 10.2코스다. 이 코스 중간엔 예전 강가 나루터와 청동기 시대 집터에서 발견된 탄하 된 벼, 아홉 번 굽이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꿈을 품고 걷던 아홉사리과거길을 만나볼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있지만, 5시간 넘게 걸어야 하는 나름 힘든 구간이기도 하다. 요즘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아침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아침, 며칠 전 34구간 걷기 때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한강문화관을 다시 찾아 걷기를 시작했다. 한강문화관을 뒤로하고 떠나려는데 바로 앞 남한강에 있는 강천보에서 하류로 흘러가는 세찬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그 물소리에 힘을 얻는다. 그래서 인가 경기둘레길 4권역 중 이곳이 경기물길이다. 지역 상황에 맞게 잘 구분해 놓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날 오전 8. 걷기를 시작한 시간이 일러서 인지 아직 물 위에 남아있는 눈에 보이는 남한강의 물안개가 일품이다. 아마도 강 건너 동쪽 편 야트막한 산이 동트는 해를 가리고 있어 물안개가 남아있던 모양이다. 걷기 중 아주 잠깐이지만 강에서 본 강물 위 물안개가 기억에 남는다.

우만리일대, 말로만 듣던 상수원보호구역
청정지역이라는 생각에 들숨날숨 내쉬게 돼

걷다 보니 상수원보호지역인 ‘우만리’라는 마을이 나온다. (사진=김광섭 기자)
걷는 초반 내내 도로 왼쪽 편으로는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중간중간 자주 눈에 띄었다. 아마도 오염행위를 금지하라는 경고성 안내 같이 보였다. (사진=김광섭 기자)
걷다 보니 ‘우만리’라는 마을에 이어 ‘멱곡리’ 마을 가는 간판도 나온다. 이 간판이 보이기 바로 전 터널(굴다리)을 지나와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영동고속도로 남한강교 인근이다. (사진=김광섭 기자)

걷는 초반 내내 도로 왼쪽 편으로는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중간중간 자주 눈에 띄었다. 아마도 오염행위를 금지하라는 경고성 안내 같이 보였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면 말할 나위 없이 이곳이 청정지역. 청정지역이라는 생각에 한 숨 더 크게 들숨날숨을 내쉬어봤다. 강 옆으로 길게 쭉 이어진 숲들이 상수원보호구역인 이곳은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나는 차량이 가끔 한 두 대로 많지 않아 걷기엔 불편함이 없었다.

걷다 보니 우만리라는 마을에 이어 멱곡리마을 가는 간판도 나온다. 이 간판이 보이기 바로 전 터널(굴다리)을 지나와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영동고속도로 남한강교 인근이다. 걷는 방향 왼쪽이 강변이다 보니, 이곳도 개발의 유혹을 비켜가진 못한 듯했다. 대부분이 전원주택지로 개발돼 나름 잘 지어진 신축 주택들이 도로 양쪽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곳곳에 개발되고 있는 전원주택지를 구경하면서 걷다 보니 흔암리 선사유적지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행정구역상 점동면 선사 1106-2에 있는 흔암리 선사유적지는 한국의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곳 가운데 하나로 12호 집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와 석기, 탄화된 벼, 보리, , 수수 등의 곡물이 발견된 곳이다.

경기도기념물 제155호이기도 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의 움집 모형은 지난 2004년 관람객들의 선사유적 이해를 돕기에 여주시에서 조성했다.

안내판에 따르면, 움집 안에는 화덕 자리와 토기, 탄화된 쌀을 비롯해 조, 수수, 보리, 콩 등이 출토돼 여러 잡곡이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곡물과 반달돌칼, 갈편, 괭이 등이 발견돼 낮은 구릉지대를 중심으로 밭농사가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점동면 선사 1길 106-2에 있는 흔암리 선사유적지는 한국의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곳 가운데 하나로 12호 집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와 석기, 탄화된 벼, 보리, 조, 수수 등의 곡물이 발견된 곳이다. (사진=김광섭 기자)
경기도기념물 제155호이기도 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의 움집 모형은 지난 2004년 관람객들의 선사유적 이해를 돕기에 여주시에서 조성했다. (사진=김광섭 기자)
경기도기념물 제155호이기도 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의 움집 모형은 지난 2004년 관람객들의 선사유적 이해를 돕기에 여주시에서 조성했다. 사진은 움집 내부. (사진=김광섭 기자)
경기도기념물 제155호이기도 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의 움집 모형은 지난 2004년 관람객들의 선사유적 이해를 돕기에 여주시에서 조성했다. 움집으로 만든 화장실. (사진=김광섭 기자)
경기도기념물 제155호이기도 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의 움집 모형은 지난 2004년 관람객들의 선사유적 이해를 돕기에 여주시에서 조성했다. 작은 규모의 움집. (사진=김광섭 기자)

아홉 번 굽이치는 아홉사리과거길
포장 도로로 변한상태 너무 아쉬워

아홉 번 굽이치는 ‘아홉사리과거길’은 조선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꿈을 품고 걷던 길이다. ‘아홉사리과거길’은 대부분 아스콘으로 포장돼 한눈에 봐도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사진=김광섭 기자)
‘아홉사리과거길’ 인근 감자밭에 핀 감자꽃. (사진=김광섭 기자)
흔암리 마을 정자에서 목도 축이고, 간식도 챙겨 먹었다. (사진=김광섭 기자)

아홉 번 굽이치는 아홉사리과거길은 조선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꿈을 품고 걷던 길이다. ‘아홉사리과거길은 대부분 아스콘으로 포장돼 한눈에 봐도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선비가 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꼭 있었는데, 포장된 도로를 보는 순간, 허무해서 일까, 그냥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바로 옆에 있는 흔암리 마을 정자가 눈에 들어왔다. 선비의 꿈이 사라진 탓일까. 정자에 앉아 멍하니 한참을 쉬었다. 목도 축이고, 간식도 챙겨 먹었다.

정자에 앉아 한숨을 돌리고, 포장된 아홉사리과거길을 걷는데 길 한쪽 밭에 수확시기가 다된 감자에 감자꽃이 활짝 피었다. 하지에 캤다면, 그 감자는 날리는 하지(夏至) 감자인 셈이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니, 강 건너편에 여주 강천섬이 눈에 들어온다. 강천섬은 가을 단풍나무의 노란 잎이 물들면 단연 최고의 핫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강천섬으로 대교가 하나 건설된다면 금상첨화일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코스의 목적지인 도리 마을회관을 향해 걷는 남한강변 길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직접 보지 않고는 뭐라 표현할 수 없다. 강변에 대형 공사장이 있다. 나중에 주민들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물을 끓어가기 위한 시설 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날씨가 더워져 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동네 분들께 자세히 물어보지는 못했다.

크고 작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반기는 도리
스탬프 확인 장소 높은 곳 위치해 다소 불편

도리 마을회관 앞 그늘을 만들고 있는 크고 작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지친 나를 반기는 듯 서 있다. (사진=김광섭 기자)
도리 마을회관 앞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는 크고 작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지친 나를 반기는 듯 서 있다. 마침 이곳이 버스정류장이어서 여주 시내로 나가는 동네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진=김광섭 기자)

도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는 크고 작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지친 나를 반기는 듯 서 있다. 무척 시원하고 반가웠다. 마침 이곳이 버스정류장이어서 여주 시내로 나가는 동네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날 만난 마을 주민(70대 여성), 인천에 살다가 이곳으로 집 짓고 이사 온 지 1년이 다되어 가는데, 살기가 너무 좋다고 마을 자랑이 한창이었다. 다만 불편한 게 있다면 교통이란다. 하루 버스가 자주 없다 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이날 오전 8시 전에 시작한 걷기가 오후 1시가 넘어 끝났다. 개인 체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쉽게 봐서는 안 되는 코스다. 내심 기대가 컸던 아홉사리과거길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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