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둘레길 - 2구간] 우뚝 솟아오른 문수산 오르자 ‘강화해협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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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 2구간] 우뚝 솟아오른 문수산 오르자 ‘강화해협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
  • 이종훈 기자  jhle2580@hanmail.net
  • 승인 2022.07.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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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빗방울 피해 10일 오전 산행

“조선 숙종 시절에 쌓은 문수산성
역사적으로 중요, 376미터 문수산”
2주일 전 김포 1코스의 끝 지점인 강화대교 아래에, 타고 온 차를 주차하고 문수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수산성 남문 아래로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 안내 입간판이 서 있다. (사진=이종훈 기자)
경기둘레길 2구간 시작지점.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 안내 입간판이 서 있다. (사진=이종훈 기자)

| 중앙신문=이종훈 기자 | [편집자주] 경기둘레길은 경기 남·북부지역 15개 시·군 외곽을 연결해 만든 걷기 여행길로 총 849㎞를 4개 권역 60개코스를 하나로 이어 경기도가 만든 길이다. DMZ 외곽 걷기길을 연결한 경기평화누릿길,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경기숲길, 강을 따라 너른 들판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경기물길, 청정 바다와 갯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경기갯길로 나눠진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경험할 수 있다. 김포 대명항에서 출발해 경기도 외곽을 한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사람·문화·자연이 함께하는 길이다. 함께 걸어 하나되는 경기둘레길 60구간 걷기를 시작해보자. 이번엔 4권역 중 경기평화누리길에 해당되는 2구간이다.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는 강화도로 건너가는 길목에 솟아오른 문수산을 지나 애기봉까지 향하는 코스다. 문수산은 높이가 376미터로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으로 꼽힌다. 삼국시대 성벽 흔적이 출토되는 데다 조선 숙종 시절에 쌓은 문수산성이 비교적 잘 보전된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따르면 애초 민통선 구간인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는 보행자 통행이 어렵다는 군부대의 의견으로 일부 노선이 조정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둘레길 산행은 문수산을 지나 애기봉으로 향하는 입구 지역 일부만 둘러봤다.

# 강화도가 한눈에 보이는 문수산성

연일 거세게 몰아치던 빗방울이 잠시 잦아든 지난 10일 오전 9. 아직 햇살이 내리쬐지 않은 시간을 노려 문수산성 입구를 찾았다. 2주일 전 김포 1코스의 끝 지점인 강화대교 아래에 타고온 차를 주차하고 문수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수산성 남문 아래로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 안내 입간판이 서 있었다.

안내판에 따르면 사적 제193호로 지정된 문수산성은 조선 숙종 20년에 축성됐다고 적고 있다. 이곳은 강화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새로 신라 혜공왕 때 산 정상에 조성한 문수사라는 절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이곳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전쟁은 바로 고종 3년인 1866년 프랑스군과 일대 격전을 벌인 병인양요가 있다. 당시 프랑스군에 의해 해안 쪽 성벽과 문루가 심하게 파괴되었다. 이 때문인지 해안 쪽 성벽이 없어졌으며, 남문과 북문만 일부 복원된 상태였다.

문수산 입구 쪽으로 들어서니 평화누리길 안내 입간판과 1코스에서 보았던 스탬프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계단을 통해 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늘 그렇듯 둘레길 위로는 언제부터 자랐을지 모를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한여름의 문턱을 넘었음에도, 이른 아침에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한다.

산길을 생각보다 가팔랐다. 강한 햇볕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구간은 더운 날씨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진=이종훈 기자)
덥고 습한 날씨에 중간 중간 나무가 없는 구간에서 그대로 쫴는 강한 햇볕은 산행을 더욱 힘들게 했다. 여름철이라 그런지 산길을 오가는 등산객도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오르막길 곳곳에 경기둘레길임을 알려주는 리본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사진=이종훈 기자)

그러나 산길을 생각보다 가팔랐다. 중간 중간 나무가 없는 구간도 있어 강한 햇볕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여름철이라 그런지 산길을 오가는 등산객도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오르막길 곳곳에 경기둘레길임을 알려주는 리본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았다. 누군가 이미 올라간 길을 뒤따라가는 산행길. 누군지도 모르는 앞서간 이에게 괜스레 고마움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문수산 전망대 데크에 올라보니 강화대교와 그 뒤로 펼쳐진 강화읍 구간, 그리고 거센 물줄기의 강화해협을 한눈에 들어왔다. (사진=이종훈 기자)

# 문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장엄한 강화해협

오르막이 끝나는 구간에 문수산 숲길 안내문이 있었다. 정상 안내판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전망대 데크가 나온다. 데크에 올라보니 강화대교와 그 뒤로 펼쳐진 강화읍 구간, 그리고 거센 물줄기의 강화해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강화읍 일대는 그래도 높직한 건물들이 여럿 있었다. 왼쪽으로는 한창 무더위 속에서 생명을 기르고 있을 논과 밭의 모습도 보였다. 강화해협은 조선말 수도 한양을 지키던 최후의 보루였다. 외세의 침략이 이어질 때마다 숱한 포화를 견뎌냈을 강화해협. 지금은 남북 긴장 관계에서 또 다른 치열함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지친 몸을 잠시 쉬고 둘레길 코스를 따라 문수산 등성이를 따라 올라가 본다.

둘레길 코스를 따라 올라간 문수산 등성이. (사진=이종훈 기자)
걸음을 옮기다 보면 문수산성 부속시설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사진=이종훈 기자)

걸음을 옮기다 보면 문수산성 부속시설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문수산성은 문 터 일곱 군데(남문, 북문, 서문, 동아문, 남아문, 서아문, 북아문)를 비롯해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는 장대,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고 성벽의 취약지역에 설치한 용도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재에는 옛 문헌에서 기록하고 있는 군사 시설과 연못 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 애기봉으로 가는 길...다음 3코스 궁금하게 해

문수산 등성이를 통해 애기봉으로 향하는 길로 내려왔다. 안내문에서 볼 수 있는 해병회관이 보였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통제를 하고 있어 잠깐 들리기는 어려웠다. 산에서 내려온 후 조강저수지를 향하는 시골길을 잠깐 걸어보았다. 생각보다 오가는 차량이 많았지만 조용한 시골 동네를 걷는 기분도 꽤 운치 있었다.

산에서 내려온 후 조강저수지를 향하는 시골길을 잠깐 걸어봤다. 생각보다 오가는 차량이 많았지만 조용한 시골 동네를 걷는 기분도 꽤 운치 있었다. (사진=이종훈 기자)

비가 또 내려 애기봉을 향하는 좁은 길을 끝으로 오늘 경기둘레길 2코스(김포) 걷기를 마무리했다. 병자호란 당시 평안감사와 사랑하는 사이인 기생 애기의 설화, 북한이 바라보이는 애기봉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3코스 방문 때 찾아보기로 하고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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