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둘레길 - 1구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 장소 곳곳에···‘김포함상공원 지나 덕포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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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 1구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 장소 곳곳에···‘김포함상공원 지나 덕포진까지’
  • 이종훈 기자  jhle2580@hanmail.net
  • 승인 2022.06.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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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경기둘레길 김포 1코스의 시작지점인 김포 대명항을 찾았다. 걷기를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함상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이종훈 기자)
평화누리길-1코스 염하강 철책길이라 적힌 입간판을 지나면 경기둘레길 스탬프가 서있다. (사진=이종훈 기자)
평화누리길-1코스 염하강 철책길이라 적힌 입간판을 지나면 경기둘레길 스탬프가 서었다. (사진=이종훈 기자)

[편집자주] 경기둘레길은 경기 남·북부지역 15개 시·군 외곽을 연결해 만든 걷기 여행길로 총 8494개 권역 60개코스를 하나로 이어 경기도가 만든 길이다. DMZ 외곽 걷기길을 연결한 경기평화누릿길,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경기숲길, 강을 따라 너른 들판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경기물길, 청정 바다와 갯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경기갯길로 나눠진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경험할 수 있다. 김포 대명항에서 출발해 경기도 외곽을 한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사람·문화·자연이 함께하는 길이다. 함께 걸어 하나되는 경기둘레길 60구간 걷기를 시작해보자. 이번엔 4권역 중 경기평화누리길에 해당되는 1구간이다.

김포와 강화도 사이 좁은 해협 약 13걷는 코스
덕포진 지나며 나오는 오르내리길 험준한 산길
초보자 힘든 구간으로, 일행과 함께 걷기 추천

경기둘레길 평화누리길에 해당하는 김포 1코스는 경기도 김포와 인천시 강화도 사이 세찬 물길이 흐르는 좁은 강화해협을 옆으로 두고 철책길을 걷는 코스이다. 시작 지점에서 평평한 철책길이 시작돼 매우 평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옛 조선 시대 방어진지인 덕포진을 지나면서 오르내리는 길이 많은 험준한 산길을 지나야 하는 데다, 13에 달하는 매우 긴 코스로 체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막판에는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운 정도로 힘이 많이 드는 코스였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걷는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6일 경기둘레길 김포 1코스의 시작인 김포 대명항을 찾았다. 연일 장마가 이어지는 와중에 딱 하루, 오늘만큼은 날은 흐리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었다. 습도가 높긴 했지만 중간중간 바람이 불어 걷기에 나서기 나쁘지 않은 기상 여건이었다.

대명항에 차를 두고 걷기를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함상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2006년 퇴역한 해군 상륙함 운봉함(LST)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1944년 미국에서 제작돼 오키나와전투에 참여했으며, 1950년 우리나라로 인도된 이후 베트남 전쟁에도 참여하는 등 우리 바다를 지켜온 운봉함은 이제 김포 대명항 함상 공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에게 쉼을 제공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이른 시간 탓에 운영을 하지 않아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철조망 길로 들어섰다. 평화누리길-1코스 염하강 철책길이라 적힌 입간판을 지나면 경기둘레길 스탬프가 서 있었다. 길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철조망길 옆으로는 마을미술프로젝트로 버려진 군사 구조물을 재활용한 여러 미술 작품들이 놓여있었다. (사진=이종훈 기자)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은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뱃길에 쌓은 일종의 전투 요새다. 사진은 덕포진 포대 전경. (사진=이종훈 기자)

철조망길의 시작은 생각보다 평탄했다. 길옆으로는 마을미술프로젝트로 버려진 군사 구조물을 재활용한 여러 미술 작품들이 놓여있었다. 평화를 염원하는 미술 작품들을 살짝 감상한 뒤 철조망을 옆에 두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옆 동산에 큰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내는 소리가 마치 파도 소리처럼 들렸다. 날은 흐렸지만 상쾌한 기분이 들게 했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에 있는 강화해협은, 사실 바다지만 폭이 좁아 예전부터 염하강이라 불렀다. 염하강은 서울로 통하는 바닷길로 예로부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길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덕포진으로 향하는 산길이 눈에 들어온다.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은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뱃길에 쌓은 일종의 전투 요새다. 실제로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 열강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였다. 길을 따라 걸으니 덕포진 포대가 보였다. 적의 함포를 피해 주둔한 군대가 농성을 벌였던 곳이라 하니 절로 숙연해진다. 포대 옆에는 돈대에서 포격할 때 필요한 불씨를 보관하는 파수청 터가 있었다. 치열한 전쟁 중에 소실된 듯 지금은 터만 남아있었다.

군사적 요충지, 험한 산길 넘으니 아픈 역사장소 나와
일제강점기 때 수탈한 쌀 일본으로 나르던 원로무나루

손돌목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생각보다 방문객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험한 산길에는 여러 잡풀이 아무렇게나 자라 있어 걷기가 꽤 힘들었다. (사진=이종훈 기자)
평화누리길 노선이 변경됐다는 안내문이 보였다. 이곳 역시 소유자와의 갈등으로 기존의 철책길을 크게 우회해야 했다. (사진=이종훈 기자)
평화를 염원하는 방문객들이 페인트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벽화를 그려놓았다. (사진=이종훈 기자)

손돌목을 지나 이제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생각보다 방문객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험한 산길에는 여러 잡풀이 아무렇게나 자라 있어 걷기가 꽤 힘들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1시간 가까이 걸었을까. 평화누리길 노선이 변경됐다는 안내문이 보였다. 이곳 역시 소유자와의 갈등으로 기존의 철책길을 크게 우회해야 했다. 행정기관에서 갈등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둘레길을 걷는 방문객들의 편의성이 보장될 텐데. 아쉬움 속에 크게 마을길을 돌아보니 다시 철책길이 나왔다.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황이라 아쉬움이 더 크게 밀려왔다.

1시간 넘게 험준한 산길을 넘어 곧게 뻗은 길이 나왔다. 이곳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방문객들이 페인트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벽화를 그려놓았다. 전국 각지에서 찾은 방문객들의 흔적을 보며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원모루나루라는 간판을 확인하게 됐다. 높은 언덕이라는 한자의 원모루나루는 일제강점기 나루 주변에 창고를 짓고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실어나르던 아픈 역사의 장소라고 한다.

평화를 염원하는 상직적 평화정류소 보니 뭉클

철책을 쭉 따라가다 보면 평화정류소가 보인다. 실제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은 아닌 상징적 정류소다. 상징적 버스 정류소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 진다. (사진=이종훈 기자)

오른쪽에 보이는 골프장을 지나 철책을 쭉 따라가다 보면 평화정류소가 보인다. 실제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은 아닌 상징적 정류소다.

안내문에 따르면 우리가 버스를 기다리듯,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기다리고 쉬는 장소라고 한다. 통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리듯 평화를 기원한다는, 많은 생각이 오가게 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고 나니 염하강 철책길 안내판이 또 나타났다. 이곳이 마지막 코스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걷기를 재촉해보았다.

염하강 너머 강화대교, 그리고 문수산성
높은 철조망 걷어낸 평화길···다음 기약

마치 시골길을 걷는 철책길은 비교적 평탄하게 뻗어있다. (사진=이종훈 기자)
산등성이를 내려오자 드디어, 저 멀리 강화와 김포를 잇는 강화대교가 눈에 보인다. (사진=이종훈 기자)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가 시작될 문수산이 보인다. (사진=이종훈 기자)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이미 7의 산길을 지나왔는데, 왔던 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거리가 남아있다는 안내판은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그래도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몸 안의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듯,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시골길을 걷는 철책길은 비교적 평탄하게 뻗어있었다. 산등성이를 내려오자 드디어, 저 멀리 강화와 김포를 잇는 강화대교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경기둘레길 김포 2코스가 시작될 문수산이 보였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마지막 길의 끝에 도달하면서 경기둘레길 김포 1코스 걷기를 마무리했다. 옛 선조들이 오로지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지켜보았을 강화해협. 아직도 우리에게 평화가 오지 않아 선조들이 지켰던 길은 지금도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하루빨리 평화통일을 이루어 높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좀 더 편하게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평화누리길 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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