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곳곳 난제·인천 염원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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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곳곳 난제·인천 염원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가능할까’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2.04.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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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인, 수도권매립지 종료 7대 공약에 포함 공식 발표 '기대'

수도권매립지 2025년 실제 문 닫기까지 여러 난관 존재 ‘여론’
선거 후, 차기 서울시장·경기지사 공감대 형성 주요 변수 전망

틈새 노리는 SL공사...‘인천 소각시설, 매립지 안에 조성하자’
박남춘 ‘인천시민 고통 외면하면 쓰레기차 막아 세울 것” 단호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시청 인천애뜰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및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위한 시민 공동행동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청)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시청 인천애뜰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및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위한 시민 공동행동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청)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천명한 인천시의 쓰레기 정책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남춘 시장 취임 후 인천시는 이른바 발생지 처리원칙을 내세워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의 폐기물을 일괄 처리하는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종료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인천지역 폐기물을 자체 처리하겠다며 옹진군 영흥도의 소각재 매립시설 조성, 인천 권역별 소각장 신규 건립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권역별 소각장 조성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수도권매립지공사(SL 공사)가 인천시 계획이 더딘 틈을 노려 인천지역 폐기물 시설 유치에 나서면서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이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수도권매립지 사용에 대한 박남춘 시장과 인천시, 정부의 책임론도 곳곳에서 제기되는 등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결국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논란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출범할 민선 8기 인천시의 큰 숙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 서구지역 폐기물 소각장 공모 불발, 인천 쓰레기 정책 흔들

인천시는 옹진군 영흥도에 소각재만 묻는 인천 자체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수구 송도소각장 현대화 중·미추홀구 소각장(중구 남항사업소 부지)과 동·남동구 소각장(남동구 남동산단 부지), 서구·강화군 소각장(서구지역 공모) 등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부평·계양구의 경우 인접 경기도 부천시 광역소각장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난 202011월 박남춘 인천시장의 2025년 이후 수도권매립지 폐쇄라는 폭탄선언 이후 16개월여 시간이 흘렀음에도 어느 것 하나 확정된 것이 없어 인천의 쓰레기 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구·강화군 지역 폐기물 소각장 공모마저 불발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구는 지난해 1227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자원순환센터(광역소각장) 후보지 공모를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끝내 신청지역이 없어 공모는 일단 불발된 상태다. 서구는 자원순환센터 주변 지역주민을 위한 주민편익 시설을 설치하고, 주민지원기금도 조성키로 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셈이 됐다.

서구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한 지역이 없어 조만간 다시 공모를 진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구는 39300(자연녹지 기준) 이상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후보지 조건으로 내걸었다. 후보지 경계 300m 이내 거주하는 주민등록상 세대주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동의에 참여할 수 있다 보니 추후 재공모를 진행하더라도 후보지 조건 충족 지역이 자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구는 강화지역까지 포함해 하루 240t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박남춘 시장과 이재현 구청장이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 기존 청라소각장을 폐쇄하고 20271월 시설가동을 목표로 신설 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 틈새 노리는 SL공사 인천 소각시설, 매립지 안에 조성하자

이런 가운데 수도권매립지공사가 인천에서 추진하는 광역 소각시설 건립을 제안하고 나섰다. SL공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가 추진 중인 광역 소각시설과 영흥도 소각재 매립시설을 수도권매립지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SL공사는 인천시가 영흥도에 추진 중인 자체 매립시설의 경우 주민협의체 구성이 지연되는 데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 영흥도 종합개발계획 등 빗발치는 주민들의 요구사항 등을 문제점으로 거론하며 인천시의 계획이 2026년부터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반면에 수도권매립지에는 소각재 매립지가 이미 확보돼 있어 영흥도 매립지 건설비용 1200, 교량 건설비 2400억원 등 3600억에 달하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아울러 30년간 쓰레기 주변에 거주한 주민대표들이 있어 매립뿐 아니라 소각시설 입지 선정 협의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L공사는 이러한 방안을 4월 중 운영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4자 협의체의 협의에 내놓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SL공사의 전략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주장하는 인천시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현 수도권매립지 시설을 영구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 수도권매립지가 소각재 매립이라는 국가 폐기물 정책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내세워 인천시의 계획을 무력화하고 서울시와 경기도, 나아가 정부를 움직여 인천시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보이기에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구 왕길동에 거주하는 강세혁씨(40)오랫동안 쓰레기 주변에 살면서 매일 수천 대의 쓰레기차량 통행을 지켜본 서구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수도권매립지 폐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도 “4자 합의에 따라 운영돼야 하는 SL공사가 인천 이슈에 독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며 공사를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환경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 “인천시민 고통 외면하면 쓰레기차 막아 세울 것단호한 인천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자체 매립지, 소각장 등 제반 시설 건설이 더딘 가운데 지난 2020년 매립지 종료를 선언한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쓰레기차를 막아 세울 것이라며 다시 한번 매립지 종료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했다.

박 시장은 최근 자신의 SNS이른 아침 수도권매립지를 찾아 줄지어 매립장으로 들어가는 트럭들을 바라보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던 그 날을 떠올렸다누군가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며 만류하기도 했지만, 인천시민과 인천의 미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도 발생지 처리원칙 준수, 친환경 처리방식 실현을 위한 결심을 해야한다경기도는 이미 쓰레기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자원순환 일류도시를 위한 공동발표를 했다며 쓰레기 처리 준비가 더딘 서울시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또 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며 또다시 인천시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저부터 비환경적인 쓰레기 차량을 막아 세울 것이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는 문을 닫는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특히 SL공사가 수도권매립지 내 소각재 매립장과 광역소각장을 유치하겠다는 입장 발표에 대해 자신의 SNS가당치도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수도권매립지 종료가 우선이라며 광역소각장 논의에 인천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 수도권매립지 종료, 정말 가능할까

5월 취임하는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자신이 발표한 인천 7대 공약에 포함해 공식 발표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인천시도 윤 당선인이 꾸린 인수위원회 산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 과장급 이상 공무원 1명을 파견,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실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가 실제로 2025년 문을 닫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인천지역만의 자체 매립지, 소각장 등 처리기반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정확한 속내가 어떠한지가 더 큰 문제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 20156월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가 맺은 4자 합의를 근거로 현재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3-1매립장) 포화 때까지 계속 사용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합의에는 별도의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인천시의 주장대로 2025년 매립지 종료는 불가능할 여지가 크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도 큰 변수다.

박남춘 시장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등 현직 광역시장은 각각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문제는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이탈이다. 차기 경기도지사가 수도권매립지 현안에 어떠한 입장을 가질 것인가도 인천시의 구상에 주요 변수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2020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한 박남춘 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지도 지금까지의 인천시 쓰레기 정책의 연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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