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지방선거 후 ‘흔들리는, 인천시 수도권매립지 종료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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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지방선거 후 ‘흔들리는, 인천시 수도권매립지 종료 정책’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2.06.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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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최고의 화두 '수도권매립지의 운명은'
자존심 찾자 ‘박남춘 시장의 최우선 정책’
영흥 자체매립지 부지 매입 617억원 투입
지난 3월 22일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를 찾은 바감춘 인천시장. (사진제공=인천시청)
지난 3월 22일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를 찾은 박남춘 인천시장. (사진제공=인천시청)

|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61일 지방선거가 끝나고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정책이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민선7기 박남춘 시장은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오랫동안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지자체의 쓰레기를 받아온 현재 수도권매립지(SL)2025년 이후 사용을 종료하겠다고 천명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옹진군 영흥면에 인천시 자체 매립지 부지를 매입하고, 2영흥대교 건설을 타진하는 등 인천만의 자체적 매립지 정책을 추진해왔다. 영흥면 자체 매립지 부지 매입에만 61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등 재정적으로도 큰 규모다.

그러나 61일 지방선거 결과 민선 6기 유정복 전 시장이 당선되면서, 착착 추진되어온 인천시의 매립지 정책은 한순간에 전면 폐기될 운명에 놓였다. 유정복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박 시장의 매립지 정책을 이어갈 뜻이 없음을 여러 차례 피력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자체적 매립지 정책보다는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 4자협의체 합의에 따른 대체 매립지 조성이 더욱 시급하다는 것이 유 당선인의 의지다. 실제로 유 당선인은 당선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흥도 매입 부지는) 인천시의 자산으로 다른 활용방안을 찾으면 된다며 사업 백지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민선8기 인천시 정부 교체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천명한 인천시 매립지 정책이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인천시민들의 혼란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민선8기 출범으로 그동안 인천시가 천명해온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어떻게 될 것인지, 변화될 매립지 정책을 여러 각도로 분석해본다.

# 유 당선인 영흥도 인천 자체 매립지 조성 백지화

인천 여야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라는 대전제에는 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속내는 매우 복잡했다. 2025년 사용종료를 천명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의 공세에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자신의 임기 내 사용종료라고 맞서 왔다. 결국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에 당선되면서 영흥도에 인천만의 자체 매립지 조성 계획은 백지화될 처지에 놓였다.

민선7기 인천시가 매입한 영흥면 자체매립지 부지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서비스)

이제 인천 지역사회는 자신의 임기 내에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시키겠다는 유정복 당선인의 속내를 가늠하기 위한 복잡한 셈법에 휩싸였다.

유 당선인의 구상은 앞서 자신이 재임 중이던 민선 6기 시절인 20154자협의체(환경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합의사항에 방점이 찍혀있다. 당시 합의문에는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3·4공구) 3-1공구(103)만 사용하고, 3개 시도는 대체 매립지 확보 추진단을 구성·운영해 대체 매립지 조성 등 안정적 처리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합의문에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았을 때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 범위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조항이 포함돼있어 사실상 수도권매립지 영구 사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유 당선인은 20154자협의체 합의사항에 정반대 행보를 보인 인천 자체적인 매립지 정책을 되돌릴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합의대로 대체 매립지 조성 등에 시간을 벌게 됐지만, 임기 내 합의사항 이행에 진척이 없다면 수도권매립지 영구 사용의 길을 열어줬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L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사용 중인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의 매립률은 지난달 말 기준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합의문 도출 이후 각종 폐기물 반입량 감축 조치가 이뤄지면서 3-1매립장의 실제 포화시기는 2042년 정도는 돼야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연이어 실패한 환경부 대체 매립지 공모, 향후 전망은?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정이 내건 이른바 쓰레기 독립선언에도 환경부 등 4자협의체는 2015년 합의에 따른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했다. 이른바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3개 시도가 알아서 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인천시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생활쓰레기 등을 소각한 뒤 그 소각재만 매립하는 방식임에도, “매립지=혐오시설이라는 거부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환경부 등은 지난해에만 2차례에 걸쳐 대체 매립지 공모를 시행했지만 응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최근 지방선거 과정에서 난데없이 대체 매립지 후보 지역으로 거론된 경기도 포천에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인천시장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박남춘 시장은 포천이 대체 매립지 부지로 확정됐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추진되고 있다고 들었음을 밝혔다이것이 실현되면 인천은 영흥에 조성 중인 친환경 자체 매립지를 사용하고, 서울·경기는 포천의 대체 매립지를 사용하면 된다는 사실을 설명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포천시 모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데다 세부적인 부지 매입 방안이 도출되지 않은 와중에 지역이 먼저 거론된 터라 부지 조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포천을 대체 매립지로 검토했다는 것은 경기도와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6월 지방선거 이후 인천시와 경기도의 수장이 전격 교체됨에 따라 20154자합의에 근거한 대체 매립지 조성 시도는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자 합의사항에 무게를 두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취임하면 대체 매립지 조성 시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 임기 내 해결 자신하는 유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연계?

유정복 당선인은 여러 차례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후보 시절 KBS 주최 토론회에서는 환경부가 작성한 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 표지와 세부 내용을 포스트잇으로 가린 패널을 공개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하는 힘 있는 인천시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도권매립지 운영 종료와 대체 매립지 조성을 공약으로 약속한 바 있다. 유 당선인이 공개한 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환경부가 작성한 것이라면 그동안 수도권매립지 정책에 소극적이던 정부의 전격 정책 전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행 차원에서 대체 매립지 조성에 적극 나설 경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속도감 있는 문제 해결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유 당선인은 시장 후보 시절이던 지난 512일 새얼아침대화에서 대체 매립지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아직 밝히긴 어렵지만, 제가 생각했던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4년 전 제가 시장이 됐으면 이미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마무리됐을 것이라며 매립지 문제 해결에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당선인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신분 시절 공약 이행 점검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에 배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정이)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대체 매립지를 만들 동안에는 매립지를 써야 해서 그 기간 사용하게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혼란에 빠진 인천시민 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확실한 행동 보여야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사진제공=인수위)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사진제공=인수위)

61일 지방선거 이후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정책에 인천시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주민협의체까지 구성하며 인천시만의 자체 매립지와 공존을 준비하던 옹진군 영흥면 주민들은 물론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고대하던 서구 왕길동 주민들의 혼란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서구 검단동에 거주하는 유모씨(32·)그동안 인천시는 2025년이면 수도권매립지 운영이 끝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오지 않았느냐선거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선거 하나 끝났다고 인천시 정책에 180도 바뀐다면 앞으로 인천시가 하는 말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정복 시장 당선인은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마련하고 631일까지 인수위 활동에 돌입한다. 인수위가 유 당선인 취임 전까지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방안을 인천시민들에게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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