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민들은 10가지 이유로 '생명안전공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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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민들은 10가지 이유로 '생명안전공원' 반대합니다"
  • 장민호 기자  mino@joongang.tv
  • 승인 2020.03.0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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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른 곳에 지으라는 것"
"국민 세금으로 '종북좌파 성지' 만드는 것 허용 불가"
정창옥 화랑지킴이 시민행동 대표는 "생명안전공원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 대안을 제시해도 유가족들은 무조건 화랑유원지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정창옥 화랑지킴이 시민행동 대표는 "생명안전공원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 대안을 제시해도 유가족들은 무조건 화랑유원지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 중앙신문=장민호 기자 |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정부와 안산시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화랑유원지에 추모 시설 '생명안전공원(가칭)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안산시민들로 구성된 '화랑지킴이 시민행동(이하 화랑 시민행동)'은 시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추모 시설 건립을 용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창옥 화랑 시민행동 대표는 "세월호 추모 시설을 만들지 말라는 게 아니다"라면서 "시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도심 한복판에 있는 화랑유원지에 납골당을 만들겠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명안전공원'이 독일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공원, 미국의 911 추모관, 영국의 다이애나 비 추모 분수처럼 도심에 위치한 추모 시설이자 안산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유가족 측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홀로코스트 추모 시설이 도심 한가운데 있는 건 맞다. 하지만, 홀로코스트가 뭐냐. 무려 800만 명의 한 민족이 대학살 당한 비극이다"라며  "이걸 세월호와 비교할 수 있나. 역사 공부는 하고 그런 말을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영국 다이애나 비 추모 시설의 경우 납골당은 정작 다른 곳에 있다"면서 "911 추모관도 문명 간의 전쟁으로 3,000여 명의 사람이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희생된 바로 그 장소에 지어졌다. 따라하려면 추모 시설을 팽목항 맹골 수도에 지어야 맞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안산에 랜드마크는 분명히 필요하다. 지난 6년 동안 세월호 참사 때문에 70만 안산시민이 희생 당했다. 골목 경제가 초토화되고 지역 경제가 망해간다. 그러니 반드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며 "다만, 유가족들을 위한 랜드마크가 아닌 안산시민들을 위한 랜드마크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난 세월호 참사 때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유가족 다음으로 가장 많이 슬퍼했던 사람이다. 내가 운영하는 단체에 속해있던 학생도 3명이나 희생됐다. 내 손으로 노란 리본도 만들었고, 사비를 들여 한 달 동안 중앙역 앞 광장에서 추모 콘서트도 열었다. 매년 기일이 되면 팽목항에 가서 자작 시를 낭송하고 헌화하고 오는 사람이다"라면서 "그랬던 내가 지금 가장 앞장서서 생명안전공원을 반대하는 건 그들이 일반 상식의 범주를 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여러분들은 이제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세월호를 정치화 시키는 일을 멈춰달라"면서 "대한민국 5,000만 국민들은 여러분들에게 할 도리를 다 했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젠 그만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정 대표는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 시설이 들어오면 안 되는데 10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반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세월호 납골당은 현재 안산시립납골당인 하늘공원 묘지 등에 잘 모셔져 있다. 추모 공간이 부족하면 얼마든지 확장해서 추가할 수도 있다.

2.'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것으로 지목된 화랑유원지는 안산의 중심에 있다.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 잘 모셔져 있는 유골을 굳이 끄집어내서 많은 시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심 한가운데로 옮기겠다는 건가.

3.화랑유원지는 단순 유원지가 아니라 안산시가 지정한 시립공원이다. 특정 단체가 원한다고 설악산 국립공원, 지리산 국립공원에 납골당을 허용해주진 않지 않는가. '장사법'에도 국립공원이나 시립공원엔 장묘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4.화랑유원지는 대한민국을 지키다 희생된 호국영령의 성지다. 70년 전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나라를 지키겠다고 싸운, 단원고 학생들보다 더 어린 만 18세 미만의 학도병들이 전쟁 후 불구가 된 몸을 이끌고 황무지를 개간해 살았던 곳이다.

그분들이 '화랑농장'을 꾸려 살았고, 이후 안산시가 개발되면서 시가 이분들을 강제 이주시킨 뒤 공원을 만들어서 이름이 '화랑유원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들과 416단체는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공적비 바로 옆에다가 세월호 납골당을 세우겠다고 한다. 절대 허용할 수 없다.

5. 화랑유원지 반경 4km 이내엔 무려 70만 명의 안산시민들이 살고 있다. 불과 20m 이내엔 하천이 흐르고 있고, 50m 이내엔 주택가가 밀집돼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곳에 납골당을 지으면서 '생명안전공원'이란 이름으로 시민들을 호도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이 묻히면 공동묘지고 세월호 희생자가 묻히면 생명안전공원이 되는 건 아니다.

6.화랑유원지 반경 3km 이내엔 서울예술대, 한양대, 신안산대, 한국호텔전문학교 등을 비롯해 무려 73개의 초중고대학교가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희생된 아이들이 뛰놀던 곳이라서 꼭 이곳에 추모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화랑유원지는 그 아이들만 뛰놀던 곳이 아니다.

화랑유원지는 안산시 거의 모든 초중고 학생들이 뛰노는 최고의 문화예술공간이고, 가족들이 찾는 최고의 피크닉 장소, 연인들이 찾는 최고의 데이트 장소. 어르신들 찾는 최고의 힐링코스다. 그런 곳을 세월호 희생자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순 없다.

7. 세월호 유가족들은 추모 시설이 화랑유원지 전체 면적의 0.1%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0.1%가 바로 건너편 와스타디움 축구장의 3배가 넘는 7,000평이다. 왜 희생자 250명만을 위한 추모 시설을 축구장 3배 면적이 넘게 만들고, 거기에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가.

8.세월호 유가족들은 안산시민들의 희생과 봉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말았다. 안산시민들 등에 비수를 꼽고 만거다.

안산시민들이 지난 6년여 동안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서 얼마나 봉사하고 희생했는가. 세월호 만장기가 도심 한 가운데 펄럭이면서 지역 경제가 초토화되고 골목 경제가 망해가도 참고 견더낸 정말 자랑스러운 시민들이다.

그 안산시민들이 아이들 납골당을 화랑유원지에 만들라고 해도 유가족들이 '어떻게 도심 한가운데 시설을 만들겠습니까. 지금 하늘공원 묘지에 잘 있으니까 거기 추모 시설 만들고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오히려 안산시민들이 안 된다고 반대하는데도 유가족들은 '여기다 해주세요'라며 강행하고 있다.

9.세월호 참사는 분명 슬픈 일이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치화 시켜버렸다.

세월호가 돈이 되고 표가 되니까 수많은 종북좌파 세력과 그들을 등에 업은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유가족들도 그들이 자신들을 챙겨주고 도와주니까 마치 팬클럽을 거느린 스타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렇게 세월호는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슈퍼 갑'이 돼버렸다.

안산시민들은 더이상 정치권력화되고 슈퍼 갑이 돼버린 세월호 유가족들이 내린 부당한 정치적 결정에 끌려갈 수 없다.

10.'생명안전공원'은 단순한 세월호 추모 공간이 아닌 종북좌파 세력의 성지가 될 시설이다.

우리나라에 종북좌파 세력 성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묘역과 경남 김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등 2개가 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수도권에도 자신들의 성지를 만드는 것이다.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서면 대한민국 종북좌파 세력들은 매년 5월엔 광주에서, 4월엔 안산에서 추모 행사를 가지며 전의를 불태우게 될 것이다. 그런 시설을 국민 세금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절대 허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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