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 위해 '생명안전공원'을 지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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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 위해 '생명안전공원'을 지으려 합니다"
  • 장민호 기자  mino@joongang.tv
  • 승인 2020.03.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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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성찰하게 하기 위해 도심 한복판 고집하는 것"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게 목적일 뿐, 정치적 의도 없다"
"화랑유원지 경관 개선, 각종 시설·쇼핑몰 들어서면 세계적 랜드마크 될 것"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정부자 추모사업부장은 "생명안전공원은 진심으로 이 나라를 바꾸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건립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정부자 추모사업부장은 "생명안전공원은 진심으로 이 나라를 바꾸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건립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장민호 기자)

| 중앙신문=장민호 기자 | 세월호 참사 6주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안산시에서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생명안전공원(가칭)' 건립을 놓고 치열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중앙신문>은 '화랑지킴이 시민행동'과 인터뷰를 진행, 왜 생명안전공원 건립을 반대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이들은 "세월호 추모 시설을 만들지 말라는 게 아니라, 도심 한복판에 있는 화랑유원지에 만드는 걸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입장은 달랐다. 정부자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추모사업부장은 "이 나라가 진심으로 바뀌기를 원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욕을 먹더라도 이곳(화랑유원지)를 고집했던 것"이라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일축했다.

정 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 故 신호성 군을 잃은 어머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모르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였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지금까지 많은 참사가 있었지만 왜 국가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이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면 이러한 참사는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 곳곳을 돌며 다른 참사들의 추모 시설을 방문해봤지만, 많은 돈을 들여 시설을 만들어 놓고도 1년에 한 번 추모식 하고 그걸로 끝이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깨달을 수 있는, 나라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안전 사회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시설을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우리도 아이들 상품화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처음엔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왜 우리 아이들이 여러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돼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도심 한복판에 데려옴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성찰하게 하고, 안전을 교육하도록 해 미래 세대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생명안전공원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수 차례 걸쳐 공청회와 토론회를 진행하고 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며 관내 행사를 돌며 홍보하고 시민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절차 상 문제가 없다는 게 정 부장의 설명이다.

정 부장은 생명안전공원 건립 사업을 통해 화랑유원지 경관을 개선하고 국립도서관과 각종 시설, 쇼핑몰 등이 들어서 침체된 안산시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장민호 기자)
정 부장은 생명안전공원 건립 사업을 통해 화랑유원지 경관을 개선하고 국립도서관과 각종 시설,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침체된 안산시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장민호 기자)

또한, 그는 생명안전공원이 혐오 시설이 아닌 안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며,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안산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장은 "경관을 개선하고 국립도서관과 각종 시설을 지어 화랑유원지를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하는데 2,000억 원이 책정됐다"면서 "세월호 추모 시설은 500억 조금 안 되는 예산을 들여 화랑유원지 구석에 조그맣게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맞은편엔 쇼핑몰도 들어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유치할 예정"이라며 "생명안전공원을 통해 안산은 더 이상 슬픔의 도시가 아닌 희망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바라는 건 나라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것들과 달리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으니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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