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고, 소방설비 기계적 결함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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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고, 소방설비 기계적 결함 가능성 높아
  • 천진철 기자  cjc7692@joongang.tv
  • 승인 2018.09.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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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부검결과 “CO2 중독사”

| 중앙신문=천진철 기자 | 지하1층-1층 동시 센서 오작동, 벽에 농구공 4개 크기 구멍 뚫려
배관 파손 원인 밝히는데 수사력

소화용 이산화탄소(CO2) 누출로 3명의 사상자가 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지하층 CO2 누출 당시 다른층 전기실에서는 센서 오작동으로 동시에 CO2가 방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CO2 탱크를 모아둔 공간에서 단순히 배관이 파손돼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 소방설비의 전반적인 기계적 결함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경찰과 사고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누출사고는 전날 오후 2시께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1층 CO2 집합관실에서 발생했다. 지난 4월부터 자동 화재탐지기 교체 작업을 해 온 소방설비 유지관리 협력업체 소속 A(24)씨 등 3명은 작업 후 자재를 옮기며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자체 소방대에서 경보를 듣고 현장에 출동해보니 A씨 등이 쓰러져 있었다.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30여분 만에 A씨는 끝내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 1층 밀폐된 CO2 집합관실에는 45㎏짜리 액화 CO2 탱크 133개가 보관돼 있고 모두 9개의 배관을 통해 건물 내 전기실 9곳으로 연결돼 있다. 각 전기실은 면적이 달라 지상 1층 전기실은 133개의 탱크와, 3층 전기실은 119개의 탱크와 각각 연결돼 있다. 9개 배관 중 3층 전기실과 연결된 1개 배관의 밸브 부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파손돼 CO2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압력이 워낙 세서 배관과 함께 벽도 농구공 4개 크기로 뚫려 이곳을 통해 CO2가 확산했고, 3∼4m가량 떨어진 복도에서 자재를 나르던 A씨 등 3명이 CO2에 질식했다는 설명이다. 배관 파손은 외력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기계적인 결함으로 압력이 치솟아 파손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동시에 화재 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지상 1층 전기실에 CO2가 방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하 1층 배관도 외력보다는 기계적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거란 추측이 힘을 받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배관이 터지면서 벽이 뚫렸고, 이곳을 통해 CO2가 새어 나와 인명피해가 생긴 듯하다”라며 “1층 전기실 CO2 방출도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아 기계적인 결함이 있었을 거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벽에 구멍이 뚫릴 정도의 압력으로 배관이 파손된 원인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이날 사망자 A씨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는 “외상이 없고 정황상 이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라며 “다만 CO₂중독에 의한 사망인지는 혈액검사 등 정밀감정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라는 1차 소견을 내놨다.

한편, 6일 오전 사고원인 조사를 위한 현장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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