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이재명 기자 | 삼계탕집마다 문전성시
소방관들은 복달임행사
동물은 얼린 수박 등 특식
전국에 폭염 특보가 지속하는 가운데 초복인 17일 전국의 삼계탕집은 한 그릇의 보양식으로 더위로 허해진 몸을 재충전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찾은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의 한 2층 규모 삼계탕 전문점은 점심을 먹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인데도 일찌감치 손님이 몰려들었다.
10대가량 수용 가능한 주차장은 이미 꽉 차 가게 직원들이 인근 주택가로 차량을 유도했고, 입구 옆 처마 그늘에 줄을 늘어선 손님 20여 명은 손부채 질과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쫓아가며 자신의 순번을 기다렸다.
황모(52·여) 씨는 “복날에 영양분을 보충해 여름을 나던 시대는 지났지만 땀을 흘려가며 삼계탕 한 그릇을 비우는 게 무더위를 나는 재미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한방에서 말하는 ‘이열치열’, 즉 무더위에 뜨거운 음식을 먹어 더운 기운을 쫓는 전통적인 몸보신 대신 냉면이나 막국수를 택하는 이들도 많았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소재 냉면집은 70여 석 규모의 테이블이 만석이 됐고, 경기도 내 유명한 냉면집에는 대기 순번이 생길 정도였다.
폭염 특보가 계속되는 더운 날씨에도 이글거리는 불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소방관들은 삼계탕 한 그릇으로 복날을 났다.
수원소방서는 이날 오전 염태영 수원시장과 소방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층 로비에서 복달임 행사를 열었다.
이번 더위가 힘든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은 무더위에 지친 동물을 위해 복날 특식을 준비했다.
기린과 코끼리 등 초식 동물은 꽁꽁 얼린 수박과 사과 등 과일을 맛있게 먹었고, 추운 북극에 사는 북극곰은 찬물 수영을 하며 얼음 꽁치를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