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권용국 기자 | 김포지역 처음으로 개정 주택법에 따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착공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입주를 10여 일 앞두고 날벼락을 맞게 됐다. 사용승인 협의 과정에서 건축물의 높이가 제한 높이를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시와 이 지역주택조합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시의 이 아파트 사용승인 협의 요청에 대해 지난달 22일 사용승인 대상 8개 동 가운데 7개 동 높이가 제한 높이를 초과해 협의가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초과 높이는 0.63~0.69m로 모두 승강기 동에서 초과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착공에 앞서 2019년 11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협의 과정에서 건축 구조물의 수평표면 높이를 지반 12.79m를 포함해 57.86m(15층) 미만으로 제한했다.

이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은 김포공항과 인접해 고도 제한을 적용받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김포공항 등 공항 주변 도시에 대해 항공기 안전운행을 위해 활주로를 기준(수평표면)으로 반경 4km 이내에서는 해발고도 57.86m 이내에서만 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정부는 이 기준에 따라 공항 주변 지역에 대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오는 12일 입주를 앞두고 진행된 사용승인 협의 불발에 따라 이날 이사가 예정된 입주예정주민들의 피해도 불가피하게 됐다.

확인결과 이날 입주를 신청한 입주 예정주민은 4명으로 이날부터 다음 달까지 60명이 입주일 지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소재를 분명하기 위한 법정공방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입주예정 조합원들에게 입주 시기 연기를 안내와 함께 시공사에 대처방안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공항공사와 시뮬레이션(수준고도측량 등)을 통해 재협의에 나서도록 하는 등의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 조합 관계자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먼저 현재 상황이 신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공사와 감리단의 있을 수 없는 실수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어 조합원들의 권리보호와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촌읍 신곡리에 399세대를 공급하는 이 조합아파트는 지난 2018년 조합설립 승인으로 시작돼 행정절차를 거쳐 2019년 11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에 이어 이듬해 A사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초 지난해 9월 입주를 목표로 착공했지만, 지반공사 중 연암 발생에 따라 입주 시기가 올 1월로 연장했다.

규모는 작지만 이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 조합원을 모집한 뒤, 95%의 토지 매입을 거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해야 하는 개정 주택법에 따라 추진된 김포지역 최초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김포시 관계자는 "공항공사 쪽에서는 위반 부분에 대한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단 보완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 협의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용국 기자 ykkwun62@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