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보다 쏠쏠한 임대수입'...김포시 홍도평야 불법용도변경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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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보다 쏠쏠한 임대수입'...김포시 홍도평야 불법용도변경 기승
  • 권용국 기자  ykkwun62@naver.com
  • 승인 2023.09.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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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압력 편승 불법시설 이용차량 농로 점령, 농민 불편
경기도, 김포시 합동 "올해 말까지 농지실태 조사 착수"
각종 개발압력에 창고 등 농사용 시설 등이 들어서기 시작한 2009년 김포시 사우동 홍도평야. (사진=네이버 항공사진 캡처)
각종 개발압력에 창고 등 농사용 시설 등이 들어서기 시작한 2009년 김포시 사우동 홍도평야. (사진=네이버 항공사진 캡처)

| 중앙신문=권용국 기자 | 김포시 사우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씨(73)는 집에서 2km 거리에 있는 자신의 논까지 가는 동안 농로에서 만나는 화물차로 인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들고 나는 화물차로 인해 길도 엉망이죠. 무엇보다 좁은 도로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교행이 어려워, 화물차 운전자와 언쟁을 벌이는 일이 많아 하루 종일 기분을 망칠 때가 많죠”

A씨가 농사를 짓는 곳은 지난 2000년 사업 마무리로 생산녹지에서 도시지역으로 편입된, 사우택지개발지역과 접해 있는 김포를 대표하는 평야 중 한 곳인 홍도평야.

아직 농사만 가능한 생산녹지지만 사우택지개발에 이어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와 풍무역세권개발사업 등 인근에 민관공동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김포지역 가운데 개발압력이 높은 곳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착공 예정인 풍무역세권개발사업지와 접해 있는 데다 김포시청과 풍무2지구 도식개발사업으로 도시화된 풍무동과도 직선거리로 1.5Km 내외에 있어 2010년 이후 버섯재배사와 농식품관련 공장 등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앞다퉈 들어서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이 물류 보관 창고 등으로 불법 임대돼 A씨 처럼 농사를 짓기 위해 다니는 농로가 이들 창고 등을 오가는 차량들 차지가 되면서 이 농로를 이용하는 농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몇 전부터 A씨가 짓고 있는 논을 포함한 일대에 민간제안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적 외 이용에 따른 임대 수입에, 개발에 따른 보상 점위를 노린 투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씨가 다니는 계양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창고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식품공장이나 농사용 창고 등으로 허가가 났지만 이들 시설 마당에는 농사와 관련 없는 물건들이 출하를 기다리는 듯이 쌓여 있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보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져 사업 지연과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는 데 있다.

인근 토지주는 "보상 갈등은 두 번째 문제다. 임대료 수입이 적지 않아 도시개발사업 동의를 얻는 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풍무역세권개발사업의 경우도 2020년부터 보상 협의가 시작됐지만, 창고 등으로 불법전용 된, 시설 임대 수입을 얻는 토지주 반발에 따라 보상 협의가 지연돼 왔다.

앞서 시는 2020년 창업사업계획승인 후 5년이 돼, 관리대상이 된 40개 관내 창업공장에 대한 현장 점검을 통해 80%인 30개 창업공장이 유통업체 창고 등 목적 외 용도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개발압력이 높은 도시지역 인근 농지에 대한 영업보상을 노린 불법용도변경 행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김포시와 최근 5년 이내 소유권 변동 및 관외거주자 소유농지, 농업법인 소유농지 등 2022년 기준 10,941필지를 대상으로 불법 임대차, 무단 휴경 등 농업경영 및 불법전용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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