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된 피해아동들이 오히려 피의자들 두둔하기도
| 중앙신문=권영복 기자 | 10대 여학생들을 상대로 파렴치 성범죄를 일삼은 수원역 디스코팡팡 총괄업주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남부청 여성청소년과는 공갈‧성매매 강요, 강간, 마약흡입 소지 등 혐의로 수원권 디스코팡팡 DJ 등 12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디스코팡팡 총괄업주 A씨에 대해서는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들 일부는 액상 마약을 흡입한 혐의로도 입건됐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원·부천·화성 동탄·서울 영등포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디스코팡팡 매장을 운영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성범죄를 위한 여학생 물색 등을 시킨 혐의다.
그는 "길바닥에 보이는 애들 싹 다 데리고 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뽑아보자"라거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재탕해라. 할당량을 못채우면 깡패 동원해 죽인다"라면서 범행을 지시했다.
경찰은 6개월간의 추적과 탐문수사를 통해 디스코팡팡이 단순 놀이시설이 아닌 조직적 범죄가 이뤄지는 것을 파악했다.
피해아동 대부분은 오랜기간 피의자들로부터 회유‧협박‧폭행으로 가스라이팅화됐으며 오히려 피의자들을 "우리 오빠 좋은 오빤데 경찰이 왜 잡아가"라며 옹호하기도 했다.
경찰은 여경을 투입해 적극적 케어‧관리 등 안정감을 주며 설득과 라포 형성, 아동들이 성매매 및 갈취‧강간 피해사실을 인식하게 했다. 이후 20여명이 넘는 피해진술을 이끌어내 증거를 확보했다.
조사결과 디스코팡팡의 손님으로 오는 초‧중·고생 여아들 사이에서 디스코팡팡 DJ를 모르면 왕따를 당했고, DJ와의 데이트 및 회식에 참석한 여아는 또래 여아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받는 등 디스코팡팡 DJ들은 초‧중생 여아들 사이에서 연예인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A씨는 이런 점을 이용해 입장권 구입 금액별로 ‘DJ와 데이트 1회권’, ‘원하는 DJ와 식사권’ ‘회식 참여권’ 등의 이벤트성 상품을 만들었다. DJ 등 종업원들은 입장권을 구매하고 싶으나 돈이 없는 여아들에게 외상으로 입장권을 우선 판매했다.
돈을 갚지 못하면 성매매를 시키고 그 대금을 갈취, 성매매를 거부하는 여아들은 폭행‧협박‧감금했다.
DJ 등 종업원들은 단골손님인 피해아동을 모텔 등지에서 강간을 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피해아동 전원을 성매매 상담센터에 연계해 심리상담을 진행 중이며, 성매매 및 강간 피해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촬영된 영상물은 차단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