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둘기떼가 점령한 시청 앞 광장···유해조류 ‘비둘기똥 천지’
상태바
[르포] 비둘기떼가 점령한 시청 앞 광장···유해조류 ‘비둘기똥 천지’
  • 강상준·김유정 기자  sjkang14@naver.com
  • 승인 2022.06.08 10: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둘기떼가 점령한 의정부시청 앞 광장이 유해조류로 지정된 비둘기 배설물이 천지다. (사진=김유정 기자)
비둘기떼가 점령한 의정부시청 앞 광장 벤치가 유해조류로 지정된 비둘기 배설물로 앉아 쉴 수 없을 정도다. (사진=김유정 기자)

| 중앙신문=강상준·김유정 기자 | 환경부지정 유해야생동물인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의정부시청 앞 광장에 이와 같은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8일 취재진이 둘러본 시청 앞 광장의 그늘가에는 비둘기 수십여마리가 모여 바닥을 쪼고 있었다.

비둘기들은 자신들의 변에 섞인 무언가를 부리로 열심히 쪼아댔다. '구륵구륵' 소리를 질러댔고 푸드덕거리면서 날갯짓을 해댔다.

행인들은 비둘기를 멀찌감치 피해 다녔다. 비둘기 근방 상공에서는 하얀 비둘기똥이 주륵주륵 떨어졌다. 이 일대로 지나가다가는 비둘기똥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공원 벤치에도 비둘기똥이 무더기여서 앉기 어려웠다. 바닥에도 어지럽게 허연 비둘기똥이 난사돼 있었다.

바로 인근에는 의정부 평화의 노래가사가 적힌 거대한 비석이 서 있었다. 비석 윗자리에는 비둘기 한쌍이 조각돼 세워졌다. 이 비석에 비둘기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자신들의 종족으로 인식하는 모양이었다.

시민들은 비둘기는 각종 쓰레기를 쪼고 세균과 기생충을 옮겨 다니기도 해서 혐오감을 유발한다면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장에 모여든 비둘기를 환경당국에서 퇴치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시민들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도록 적극 계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환경당국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둘기를 포획하면 동물단체나 환경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시청 공무원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과태료 처분 등 강력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환경부는 2009년 비둘기를 유해조류로 지정한 바 있다.

바닥에 허연 비둘기똥이 난사돼 있다.
8일 오전 시청 앞 광장에 비둘기 수십여마리가 모여 바닥을 쪼고 있다.
비둘기 한쌍이 조각돼 있는 ‘의정부 평화의 노래’ 가사가 적힌 비석에도 비둘기들이 모여들고 있다.

 

강상준·김유정 기자
강상준·김유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양평 대표축제 '제14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개막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