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역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린다는데 ‘풍수 비하’는 치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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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역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린다는데 ‘풍수 비하’는 치졸하다
  • 차영환 기자  cccdh7689@naver.com
  • 승인 2022.03.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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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환 기자
차영환 기자

| 중앙신문=차영환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이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을 추진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풍수가의 자문 아니냐’면서 풍수를 얕잡아 보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풍수’ 때문이라고 발언한 바 없으며 다만 “국민께 청와대를 돌려주기 위함”이라고 집무실 이전 이유에 대해 밝혔다. 첨언하자면 집무실 이전은 윤 후보 때 ‘공약’이기도 하다.

논조를 되돌려 다시 ‘풍수는 비하 대상인가’에 대해 고찰해보자. 풍수는 전통 동양철학으로 일종의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풍수를 얕잡아 보는 정치인들은 하물며 현충원에 참배는 왜 하는 것이며 그들의 조상묘를 왜 모시는 것인지 대답해주길 바란다. 풍수를 신뢰하자는 것이 아니다. 구태여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무속, 술수, 미신’을 믿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람을 비롯한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게는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생활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삶의 요건이다. 그것을 분석하기 위해 옛 선현들은 땅의 조건을 살펴보는 풍수를 학문화했던 것이라고 이해된다.

이왕 풍수 프레임이 나온 김에 윤 당선인에 관한 중요적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거주하는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비스타’의 위치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천하의 흉지로 각인된 곳이다.

바로 1996년 6월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다. 1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의 현장이자, 무수한 시민들이 고통스럽게 숨진 그라운드제로다. 무속의 프레임에 따르자면 이 곳이야 말로 ‘원혼’들의 억울함이 서린 흉지 중의 흉지 아니겠는가. 풍수를 맹신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곳에 거주하겠는가.

이 곳에서 거주하는 주민을 대통령으로 배출했으니, 새 시대에 맞춰 천하의 길지가 된 셈이다.

풍수뿐만이 아니다. 윤 당선인이 ‘꼬리곰탕’을 먹었다고 “왜 비싼 음식을 먹었느냐”고 공격하기도 한다. 해당 식당을 배려해 그 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를 먹은 까닭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꼬리곰탕 공격을 받은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약속이 일방적 취소돼 ‘김치찌개’를 먹었다.

그 즈음 현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청와대에 오기 싫으면 차라리 우리가 그냥 쓰게 해달라’고 비아냥댔다. 청와대를 ‘우리(탁현민과 그의 진영들)가 쓰는 곳’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그들의 표현대로 국민이 국민의 힘으로 선출된 이들이 거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 청와대다. 윤 당선인이 안 쓴다고 할지언정 자신들이 쓰겠다고 생각해서야 되겠는가.

혹시 부동산 재테크를 위해 청와대에 계속 머물고 싶은 것인가? 아직도 그렇게 말아먹은 부동산에 미련이 남았는가. 방역 및 경제 정책 실패, 5년 임기 내내 갈등과 불신 조장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은 참 집요하게 미련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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