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한연수 기자 |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천‧서울‧북한강‧고성(46번국도) 등 이북 7개 시‧군을 경계지역으로 설정하고 멧돼지 전면제거를 목표로 14일부터 집중 포획을 실시한다.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국방부는 지난 12일과 13일 철원군과 연천군 민통선 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4건 확인됨에 따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긴급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금까지 총 14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모두 경기북부 4개 시‧군에서 집중 발생함에 따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SOP(긴급행동지침)를 뛰어넘는 과감한 조치를 시행해왔다.
또 경기‧강원 4개 중점관리권역을 지정, 경기북부 권역 집중관리, 발생지역 수매‧예방적 살처분, 완충지역 추가운영 등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멧돼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멧돼지로 인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다 신속한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야생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감염위험지역, 발생‧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 관리지역으로 구분하여 차별화된 조치를 시행한다.
철원‧연천 지역 중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지역을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5㎢ 내는 감염지역, 30㎢ 내는 위험지역, 300㎢ 내는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한다.
우선, 감염위험지역 테두리에는 강‧도로 등 주변 지형지물과 멧돼지 행동권 등을 고려하여 멧돼지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철책을 설치한다.
감역지역 밖 위험지역에는 포획틀(10개)과 포획트랩(120개)을 설치하여 멧돼지를 포획하고, 집중사냥지역은 멧돼지 이동저지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총기를 사용한 포획을 실시한다.
돼지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강화, 김포, 파주, 연천, 철원)과 인접 5개 시군(고양, 양주, 포천, 동두천, 화천)은 ‘발생‧완충지역’으로 설정한다.
또 남양주, 가평, 춘천, 양구, 인제, 고성, 의정부에는 무료 수렵장과 멧돼지 일제 포획주간을 운영해 멧돼지 포획보상금을 마리당 10만원 지급하는 방안도 행안부와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시‧군 포획단이 농업인의 피해신고 없이도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는 지역을 양돈농가 주변에서 시‧군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다. 경계지역으로부터 외부로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경계선 둘레 폭 2km구간인 ‘차단지역’의 야생멧돼지를 전면 제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국방부의 협조를 받아 민간엽사와 군 저격요원이 민통선 일대 멧돼지를 안전 등 일정한 조건 하에서 사살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접경지역에서의 멧돼지 예찰과 방역은 더욱 강화된다. 국방부는 13일부터 이틀간 접경지역 주둔지, 민통선에서 비무장지대 일대 일제 정밀수색을 실시하고, 주기적인 예찰 활동을 경계 작전에 반영해 시행한다. 또한, 산림청 열상용 드론을 활용하여 민통선 지역에서의 감염 멧돼지를 정밀 탐색한다.
또한, 시료 채취 후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 헬기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16일까지 DMZ 통문 76개소에 대인방역 부스 설치를 완료하고, 고압분무기‧터널식 소독시설 등을 사용하여 군인 등 출입인원과 차량에 대한 소독도 철저히 실시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농장단위 방역을 한층 더 강화키로 했다.
강원도의 경우 남방한계선으로부터 10km 이내 희망하는 모든 양돈농장에 대해서는 전량 수매를 실시키로 협의하였다. 강원도 관련 시‧군과 함께 농가와 협의를 거쳐, 14일부터 희망농가부터 수매를 실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환경부·국방부와 함께 야생멧돼지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돈농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장 단위의 청결관리, 시설 보수 등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