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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의 명암] ②누구를 위한 도시재생인가
  • 김선구 기자
  • 승인 2019.04.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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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되면 차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서 우리 집 앞에다 대는 통에 불편해 죽겠어.”

지난 2일 오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중 최초로 마을관리협동조합에 선정된 인천 만부마을 찾았다. 만부마을은 지난 2017년 우리동네살리기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100억 원의 예산이 지원돼 도시재생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공사를 하다만 자재들이 방치돼 있다. 김선구 기자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마을 중 최초 마을관리협동조합으로 인가된 인천 남동구 만부마을을 찾은 시간은 지난 2일 오전 10시. 마을 입구에서 만난 김모 씨에게 기자라고 밝히자 불편함부터 호소했다.

김 씨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후 지자체가 마을의 개선 과정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담장 때문에 두 줄이었던 주차공간이 한 줄로 줄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천 남동구 만부마을은 지난 2017년 우리동네살리기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공영주차장 등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생활 기반시설 개선과 공동이용시설 조성,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추진 중이다. 2022년까지 260여 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사업 선정 후 마을은 조금씩 정돈되기 시작했다. 낡은 집을 새롭게 정돈하고 마을 길도 닦았다. 만부마을 커뮤니티센터는 동네 주민들이 함께 모여 마을 조성에 머리를 맞대는 장소로 활용한다. 그러나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는 쓰레기와 공사 자재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낡은 주택도 여전히 적지 않다.

또 다른 주민 이모 씨는 “봉투를 붙인다고 마을 노인들 불러서 작업했는데 언제부턴가 흐지부지되더니 안 했지. 그 뒤로 저기(커뮤니티센터) 들어가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마을 노인들이 함께 모여서 봉투 붙이기 등의 사업을 추진했지만 얼마 못 가 흐지부지 끝났다. 그는 “도로도 만들고 집에 페인트 칠도 해서 좋아진 건 맞는데 부동산 업자들이 와서 하도 집을 팔라고 어찌나 괴롭히던지. 내가 여길 팔고 어디로 가겠어”라며 하소연했다.

만부마을 커뮤니티센터는 담당 부서가 바뀌면서 지난해 1년 가까이 문이 닫혀 있었다. 이날도 1층과 2층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건물 3층만 남동구청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이 자리를 지켰다. 만부마을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는 처음으로 마을관리협동조합에 선정돼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어 다시금 활력이 붙기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은 관 주도로 도시재생 회의가 열리고 금요일에는 주민협의체 회의가 있지만 생소한 도시재생을 주민 스스로 온전히 만들어 내기는 쉽지만은 상황. 지자체 주도로 흐를 수밖에 없다. 주거 계층이 거의 노인이다 보니 불가피한 점도 있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은 개발과 다르게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없다”면서 “이제 조합이 허가를 받은 만큼 주민들과 상의해서 각종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마을로 선정된 인천 용현6구역 일대. 집과 벽을 허물다가 치우지 못한 돌덩어리들이 위태롭게 방치돼 있다.

인천형 도시재생 ‘더불어 마을’로 선정된 용현6구역(용현동 독정이로 17번길 일대)은 마을 입구부터 위태롭다. 집과 벽을 허물다가 치우지 못한 돌덩어리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큰비라도 내리면 쓸려 내려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 마을 사업은 사업 초기부터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사업 계획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 맞춤형' 사업을 추진해 정체된 지역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용현6구역 일대 골목은 소형차 한 대가 주차하면 다른 차량은 진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 폭이 좁다. 도로환경개선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예산도 부족하다. 시는 구역별로 최대 6천5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주민들의 공동체 형성과 소통을 위한 거점공간을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 예산으로는 도로 환경 개선만 해도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 도시재생 전문가는 “많지 않은 정부 지원금으로 노후화된 마을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천 만원의 예산으로는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선구 기자  ksk@joongang.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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