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박승욱 기자 | 인천·평택항 통해 42t 밀수 적발
중국인 보따리상 160여명 동원, 차익 챙겨… 대형마트에도 유통
설 명절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이른바 ‘보따리상’들에게 중국산 농산물을 사들인 뒤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불법 유통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식품위생법 및 농수산물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유통업자 A(43)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인 보따리상 160여명을 동원해 인천항과 평택항을 통해 시가 3억3000만원 상당의 농산물 42t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밀수 농산물 20여t은 국내시장에 유통하고, 22t은 판매 목적으로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리 택시기사 등을 섭외해 인천항에서 김포시에 있는 자신의 농산물 판매업체까지 농산물을 은밀히 운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해당 농산물을 1∼2㎏ 단위로 나눠서 포장한 뒤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파주시 한 숙주나물 재배공장으로 밀수한 녹두를 보내 숙주나물로 재배하도록 한 뒤 국내시장에 불법 유통하기도 했던 것으로 해경 조사 결과 드러났다.
유통업자 B(55)씨 등은 중국에서 국제여객선을 타고 평택항으로 온 보따리상 100여명에게 농산물 12t 정도를 사들인 뒤 국내시장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국산 농산물을 스스로 소비한다는 전제로 1인당 40㎏까지 검역 없이 무관세로 한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사전에 보따리상을 모집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들이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 유통가의 60% 가격으로 중국산 농산물을 매입한 뒤 국내에 유통해 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A씨 등은 중국산 농산물을 세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 없이 반입했으며 적절한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식 수입된 농산물로 위장해 일부 품목은 국내 대형마트에도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