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서운 민심,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총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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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매서운 민심,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총선 결과
  • 장은기 기자  jangeungi15@gmail.com
  • 승인 2024.04.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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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기 국장
장은기 국장

| 중앙신문=장은기 기자 |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국민이 국가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주권을 확실하게 행사했다. 이번 선거 결과만 놓고 볼 때 일견 치우쳐진 것 같기도 하지만,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균형감을 유지했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대선 당시 정치 초짜로 공정, 정의, 상식을 부르짖는 검사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준 것은 국민들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순진한 호구라서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생은 지난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책 등에 따른 것이다. 지엄한 민심은 민주당 집권을 5년으로 단축하고 엄하게 매를 들어 표로 심판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잘 해서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지난 정부의 임기 말 잇따른 실책,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상대 후보에 비해 반사이익 효과를 얻어 당선됐다고 봄이 상당하다. 역대급 비호감대선으로 불리지 않았던가. 그나마 덜 싫은 사람을 찍겠다는 말이 유행이었을 정도다. 그렇다면 자신의 처지를 잘 파악했어야 했다.

그리고 불과 2년이 지났다. 국민들이 만들어준 자리인데 국민의 뜻을 자꾸만 거슬렀다. 평생 자신의 외고집으로 살아온 만큼 자신의 습성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선거 막판까지도 윤 대통령은 자신의 고집을 내세웠다. ‘이종섭’, ‘황상무논란이 터지자 방어하고 반박하기 바빴다.

급기야 비례대표 문제로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내홍이 불거졌고, 비례대표를 사퇴한 검찰 수사관 출신 인사를 대통령실 민생특별보좌관에 임명하는 고집을 보여줬다.

내 사람 끝까지 챙긴다처럼 보이는 이런 모습에서 국민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로 판단하기보다는 의협집단(의사협의체가 아니라 의리로 체면을 중시 여기는 무리)’의 수장으로 여기게 된 것이 아닐까.

가장 공적이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의 고집스러운 내 사람 챙기기는 매우 사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이것은 마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의 마지막 모습을 연상케 한다. 유비의 의형제 관우가 오나라의 기습으로 죽자, 유비는 관우의 복수를 위해 대군을 일으켜 오나라를 치려고 한다. 제갈량과 조운이 오나라(손권)를 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와 손을 잡고 더 큰 위나라(조조)를 치면 이후 오나라도 굴종할 것이라는 취지로 조언했다. 그러자 유비는 명참모 제갈량과 명장군 조운을 배제하고 대군을 일으켜 기어이 관우 복수전을 한답시고 오나라를 치러 갔다가 대패해 타지에서 허무하게 죽는다.

22대 총선 결과 민심은 공정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2년 전 대권을 쥐어주고는 시답잖은 모습을 고집하자 준엄하게 회초리를 든 것이다. 앞으로 2년 후면 전국동시지방선거다. 거대야당이 됐다고 오만과 독선에 빠지면 2년 뒤 국민들은 또 다시 회초리를 들 것이다. 이겼다고 계속 이기는 것이 아니다.

내내 특정 정당에만 투표하는 지역은 아직도 발전하지 않고 낙후돼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린다. 지금의 수도권 시민들이 특정 정당을 고집스럽게 지지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적 균형감을 유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을수록 정치인들은 두려워하고 그 지역발전을 위해 더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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