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권용국 기자 | 육군 17사단 태풍대대 소속 응급구조부사관 박도훈(29) 하사가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019년 ‘헌혈의 집’을 찾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을 신청한 박 하사는 장기조직혈액통합관리시스템(KONOS) 등록절차를 거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기증 희망자로 등록됐다.
기증 희망자 등록 5년 만인 올해 2월 박 하사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이어 3월 건강검진을 거쳐 기증 ‘적합’ 판정을 받은 박 하사는 조혈모세포 촉진체 투여, 혈액 성분 채집 등 복잡하고 힘든 일련의 과정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진행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에서 복제 및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는 어미 세포로 정상인의 혈액 중 1%에 해당한다.
혈연관계가 아니면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0.005% 정도에 불과해 ‘2만 분의 1의 기적’으로 알려져 있다.
박 하사는 “국민에게 헌신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나에게는 작은 선행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 줄기의 빛과 희망이 됐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은 환자가 하루빨리 쾌유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또 “응급구조부사관으로서 언제든지 부상자를 돌보기 위해 전투현장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박 하사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5회 이상 헌혈을 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