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셰셰 못하겠네’ 푸바오 애지중지 키웠더니 데려간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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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셰셰 못하겠네’ 푸바오 애지중지 키웠더니 데려간 중국
  • 김상현 기자  sanghyeon6124@naver.com
  • 승인 2024.04.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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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 국내에서 태어난 첫 판다인 푸바오가 지난 3일 중국으로 떠났다. 푸바오는 20207월 코로나19 시기에 세상에 나왔다. 태어날 때 200g이 채 안 됐는데 이제는 무려 100kg를 넘어섰다.

아기 판다가 사육사의 다리에 매달려 놀아달라고 하는 모습이나 사육사에게 팔짱을 끼는 모습 등이 유튜브 영상 등으로 알려지며 국내에 팬들이 양산됐다. 푸바오 관련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5억 회를 넘어섰다고 한다. 다소 과해보일 정도로 팬심을 보이며 이른바 덕질을 하는 팬들이 부지기수다.

첫돌을 기념해 나온 책들은 출판 불황 상황에서도 15만 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합계출산 0.6명인 극심한 저출산의 나라에서 이토록 모성애 가득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경이롭다. 이 푸바오는 에버랜드의 방문자 늘리기 및 홍보, 매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푸바오 전담 사육사팀까지 덩달에 스타덤에 올려줬고 그 영향인지 팀장급 사육사는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빈소를 지키지 않고 푸바오를 따라 중국에 가서 적응을 돕는다고 한다. 모친상보다 위급한 일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 사육사는 그토록 지극정성으로 이 동물을 돌봤다는 것을 대외에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애지중지하던 푸바오인데 중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팬들의 염려가 커지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 에버랜드에서 관리할 때와 달리 중국으로 떠나면서 관리소홀 우려가 현지의 관리소홀, 홀대 우려가 그것이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취재진들이 어지럽게 플래시 세례를 터뜨리거나 손가락으로 푸바오를 쿡쿡 찌르는 등 푸대접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중국의 판다 소유권 정책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판다는 중국 소유다. 중국은 해외에 판다를 대여하는 식으로 보낸 뒤 반환받는다. 반환 시점은 만 4세가 되기 전으로 규정됐다.

푸바오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멸종위기종 보전 협약에 따라 짝짓기 시기가 되는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 곳곳에서 판다를 빌려줬다가 회수해 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정책은 장쩌민 주석의 주도로 이뤄진 이른바 판다 외교로 불린다.

육식을 하지 않는 판다는 심성이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겨 아기를 연상케 한다. 꽈당 넘어지는 모습마저 귀여워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게다가 멸종위기종이다 보니 귀한 동물로 취급받는다. 판다는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지 특정 나라만의 소유가 될 순 없는 것 아닌가 라는 근본적 의문이 들게 하는 요즘이다. 어떻게 특정 종의 동물이 어디서 태어났든 모두 중국 소유란 말인가. 이 근원적 의문이 심화돼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특정 동물 소유권 주장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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