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
친이재명계 현근택 변호사가 성남지역 정치인의 50대 여비서에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인 가운데 ‘2차 가해’와 ‘당대표의 옹호’ 문제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피습 후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해 병상에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로 친명계 좌장으로 일컬어지는 정성호(4선) 의원과 현씨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도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포착된 사진을 보면 이재명 대표는 정성호 의원에게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천관리위원회 컷오프 대상”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중징계 의견을 냈다가 곧 이은 메시지에서 이 대표의 뜻을 읽은 정 의원은 즉시 태세를 전환한다.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 라는 말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답변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흔히 하는 “반박시 너의 말이 맞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태세전환이다. 정성호 의원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수 십 년 간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렸는데 바로 이러한 “이재명 당신의 말이 맞다”는 자세를 취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이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후 ‘이재명 사당화’, ‘비선실세’, ‘병상 정치’, ‘친명 방탄’ 등의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성남지역 시민단체 송년회에 참석해 지역 정치인 A씨와 여성 수행비서 B씨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현 부원장은 B씨에게 A씨를 지칭하면서 “너희 부부냐, 너네 감기도 같이 걸렸잖아 하하”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씨가 불쾌감을 표현했으나 현 부원장은 개의치 않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일이 일어난 후 B씨는 심한 스트레스로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현 부원장은 A씨에게 사과 메시지 등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대표의 이 같은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 이후 강성 지지층 등으로부터 B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이들은 탄원서를 돌리면서 “피해자가 불순한 의도로 언론에 퍼뜨렸다”고 주장하고 나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는 애초에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진정한 사과를 받으려는 행동은 안 보이고 언론에 알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 부원장이 농담으로 건넨 말이 사회통념상 막말에 가까운가 하면 절대 아니다. 언론플레이부터 한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탄원서에는 수천여명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동참했다. 현 부원장은 오는 4월10일 총선에서 성남 중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