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집행시설 해결' 자랑 김포시... 결국엔 공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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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집행시설 해결' 자랑 김포시... 결국엔 공수표
  • 권용국 기자  ykkwun62@naver.com
  • 승인 2023.11.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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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기부채납 조건 실시계획인가 '학교 반대'에 반려
미온적 행정 "주민 500여명 위태로운 언덕길 출퇴근"
봉화로에서 사우 15통을 연결하는 김포고 옆 담장을 따라 난, 봉화로 51번 길 전경. (사진=권용국 기자)
봉화로에서 사우 15통을 연결하는 김포고 옆 담장을 따라 난, 봉화로 51번 길 전경. (사진=권용국 기자)

| 중앙신문=권용국 기자 | 김포시 사우 15통 내 한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A(57)는 눈 오는 날이 많아지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걱정이 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늘고 있는 잦은 폭설로 집에서 대로까지 이어지는 좁은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일이 더욱 걱정스러워졌기 때문이다.

A씨는 "대로까지 이어지는 길이 내리막길이어서 겨울철이 아닌 평상시에도 걸어 내려가는 사람이나 차를 몰고 가는 운전자나 모두 위험한 상황이 매일 같이 반복되지만, 누구 하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 15통은 장릉산(해발 150m) 자락을 깎아 만든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왕복 2차선(봉화로) 도로와 이어진 언덕길을 따라 동서로 350여 미터 구간에 빌라와 단독주택, 교회와 어린이집 등이 밀집해 있다.

사우동 전체 9657세대의 4%400여 세대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곳과 버스가 다니는 봉화로까지 연결된 도로는 동쪽으로 김포평생학습센터 옆으로 난 길과 서쪽으로 김포고등학교 후문 쪽 담장을 따라 놓인 두 곳의 언덕길뿐이다.

이 도로는 이곳에 주택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해 197812월 도시계획도로로 결정돼 도로명주소 시행에 따라 봉화로 51번 길로 지정됐다.

하지만 김포평생학습관과 연결된 구간은 폭 6m90m 구간은 언덕길이 완만한 데다 어린이집과 연결돼 어린이보호 구역으로 미끄럼 방지시설 등이 설치돼 그나마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덜하지만, 반대편 김포고 쪽은 40여 년 전 그대로다.

봉화로에서 마을까지 이어진 150m 구간 도로 폭이 4~6m로 들쭉날쭉한 데다 30도 이상의 가파른 경사도에 주민 불편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가 이 도로 확장을 앞두고 지난해 71일 이 도로가 도시계획시설에서 실효된 것이 알려지면서 행정에 대한 주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시는 이 도로 구간에 20191월 허가된 다세대 주택 등 건축에 따라 이 도로를 8m로 확장해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12월 사업자 지정 및 도로개설을 위한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했다.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실효(2020)1년 앞두고 시설 폐지 위기를 넘기게 된 것.

김포평생학습관 옆으로 난 사우 15통 진입로 전경. (사진제공=카카오맵 로드뷰)
김포평생학습관 옆으로 난 사우 15통 진입로 전경. (사진제공=카카오맵 로드뷰)

시는 이에 따라 도로 확장을 위해 사업자 측 요청에 따라 토지매입에 필요한 시간 확보를 위해 20216월까지 도시계획도로 실효 연장을 위한 실시계획 변경을 인가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장기 미집행 도로 숙원사업을 해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자랑까지 했다. 하지만 토지분할 진행 과정에서 시는 지난해 6월 사업자 측의 실효기간 재연장 요청을 거부하고 실시계획 인가를 반려, 도시계획시설 실효로 주민들의 도로 확장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A씨는 "눈이 오는 날이면, 동네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할 정도인데,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주민숙원이 물거품이 됐다""주민 불편을 보듬어야 할,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지금도 이 도로를 따라 건축허가가 진행돼 공사용 차량까지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며 "도시계획시설로 다시 지정할 수는 있지만 도로 확장에 필요한 예산과 학교, 지원청과의 협의가 문제"라고 말했다.

■동서로 350여 미터 구간의 봉화로 51번 길 옆을 따라 들어선 빌라와 주택들. (사진제공=카카오맵 로드뷰)
동서로 350여 미터 구간의 봉화로 51번 길 옆을 따라 들어선 빌라와 주택들. (사진제공=카카오맵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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