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제가 먼저 계산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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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제가 먼저 계산 할게요...’
  • 오기춘 기자  okcdaum@hanmail.net
  • 승인 2023.04.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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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대우

| 중앙신문=오기춘 기자 | 60대 초반 장년의 남자가 마트에서 카트를 밀면서 이것저것 장을 보는 것은 이제는 이상하지도 않은 시대가 됐다. 마트에서 장을 본 필요한 물건들을 카트에 담아서 계산대 앞에 줄을 서서 차례로 계산을 한다. 나 또한 줄을 서서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8분 기다렸을까? 내 차례가 왔고 계산대에 구매한 물품들을 계산대에 막 올려놓는 순간 뒤에 서있던 여자 분이 앞으로 밀고 나온다.

저기 제가 먼저 계산 할게요...” 갑자기 앞쪽으로 나타난 여성분을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봤다. 샴푸제품 한 개를 들고 서 있었다.

대형 마트이다 보니 장을 볼 때 대부분 고객들은 많은 물품을 카트에 담아 놓고 계산대 앞에서 계산하게 될 경우 1인이 2-3분 정도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 여자 분은 2-3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계산하겠다고 앞사람인 나를 제치고 먼저 앞쪽으로 나온 것이다. 몇 칸 옆으로 가면 스피드 계산대가 있는데도 말이다.

샴푸제품 한 개 들고 있는데 어쩌겠나. “네 먼저 계산하세요하면서 양보 했다. 그 여성분은 당연한 듯 먼저 계산하고 뒤도 안돌아 보고 갔다. 나는 계산을 마친 뒤 장본 물건을 카트에 담으며 마음이 씁쓸해졌다.

왠지 그랬다. 인사를 꼭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 하는 말 감사합니다이런 인사는 의례적인 표현이 아닐까? 나름 그러한 생각을 하다가 계산대 계산원에게 내가 먼저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계산원에게 인사를 하고 물건을 계산대에 올렸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나서 꼭 해야 할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포인트 적립을 하는 것이다. 포인트를 적립하면 계산 끝!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인사를 하고 나왔다.

자동차에 물건을 실으면서 앞서 계산하고 먼저 나가신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 여성분이 뇌리를 스친다.

내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여성분이 갑자기 앞으로 밀고 나와서는 제가 먼저 계산할게요말하고 저돌적이며, 당돌한 말투... 그리고 당연한 듯한 표정... 요즘 40대 초반 여성들의 표상 인가? 60대 초반의 내가 느끼는 세대차 인가? 기다림 없는 그런 것들이 어쩌면 나도 속해 있는 것 아닌가?

배려하는 사회그 여성분이 말하기 전에 소량의 상품을 들고 뒤에서 기다릴 경우 먼저 계산 하세요하고 말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다. 나의 센스 없음을 질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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