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숨진 이천 화재는 '인재'…작업자들 방화문 열고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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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숨진 이천 화재는 '인재'…작업자들 방화문 열고 대피
  • 송석원 기자  ssw6936@joongang.net
  • 승인 2022.09.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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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시공도 문제점 발견, 공사관계자 등 7명 입건
5명이 숨진 이천시 상가건물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이천 상가건물 화재현장. (사진=송석원 기자)
5명이 숨진 '이천 빌딩 화재사고는 건물 시공 부실과 철거 작업자들의 안전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이천 상가건물 화재현장. (사진=송석원 기자)

| 중앙신문=송석원 기자 | 5명이 숨진 '이천 빌딩 화재사고는 건물 시공 부실과 철거 작업자들의 안전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화재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시작됐지만 애초 상가건물 신축 때 3층 창문과 천정보 사이에 연기가 통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메우지 않았고, 화재 당시 철거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들은 방화문을 열어둔 채 대피해 상층부로의 연기 확산 단초를 제공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와 관련해 안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공사관계자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고, 그중 책임이 중한 철거업자 1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학산빌딩 화재는 지난달 5일 오전 발생했다. 4층 규모 상가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됐다. 화재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검은 연기가 4층 투석전문병원으로 빠르게 확산해 인명피해가 컸다. 모두 5명이 숨지고 43명이 연기를 마셔 다쳤다.

현장 감식결과 화재는 3층 스크린골프장 1번방 왼쪽 벽면에서 스파크와 함께 시작됐다. 경찰은 창고로 사용된 1번방에서 전기 단락흔이 발견된 점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판단했다. 당시 스크린골프장 내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나 작업자들은 전기를 차단하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자들은 특히 소화기로 방화문을 열어 고정시킨 후 작업을 하다 불이 나자 그대로 두고 대피했다. 또 건물 부실시공도 화를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학산빌딩은 2003년 지어졌다. 당시 3층 창문과 천정보 사이 이격이 있었으나 3층과 4층을 완전하게 분리하는 방화구획을 설정해야 함에도 이를 그대로 두고 외장재만 붙여 준공했다. 이 탓에 연기가 기둥부위를 타고 4층 신장투석실로 유입됐다.

당시 의료진들은 33명의 환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연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환자 4명과 의료진 1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형식적 감리·안전을 도외시한 공사 관행 등에 대한 제도개선책을 관계기관에 통보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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